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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당서 맨땅으로’… 코스닥 흔든 삼천당제약 주가

입력 | 2026-04-07 00:30:00

경구 인슐린 유럽 임상계획 공시에… 시총 21조 넘어 코스닥 1위 등극
비만치료제 美계약 의문 제기되자… 주가조작-선행매매 의혹으로 번져
주가 118만원서 사흘새 60만원대로
전인석 대표 ‘2500억 지분매각’ 철회… 전문가 “공시제도 실질화 개편 필요”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가 6일 서울 서초구 삼천당제약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주가 급락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삼천당제약 주가는 경구용 비만·당뇨 치료제 개발 기대감에 코스닥 시가총액 1위까지 올랐으나 최근 고점 대비 50%가량 하락했다. 뉴시스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서 사흘 만에 주가가 반 토막 난 삼천당제약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공시 신뢰성 논란과 더불어 대표이사의 블록딜(대규모 지분 매각)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확산된 것이다. 결국 최대주주가 6일 2500억 원 규모(1.13%)의 블록딜 계획을 철회하고 의혹 해소에 나섰지만 코스닥 시장의 불투명한 공시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 ‘코스닥 1위’가 3일 만에 주가 반 토막

경구용 비만·당뇨 치료제를 개발하는 삼천당제약은 지난달 19일 경구용 당뇨치료제(인슐린)의 유럽 임상 1·2상 시험계획서(IND)를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포만감을 유지시키는 위고비나 마운자로 등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치료제를 주사제에서 경구제로 전환하는 삼천당제약의 기술이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란 기대가 주가를 밀어 올렸다. 지난달 20일 시가총액 21조 원을 넘어 코스닥 시총 1위에 등극했다. 시가총액을 기업 총자산으로 나눈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업종 평균을 10배 이상 웃도는 80배에 육박할 정도로 주가가 과열됐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논란이 시작됐다. 이날 삼천당제약은 비만·당뇨 치료제인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의 미국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공시에는 1억 달러(약 1506억 원) 규모의 마일스톤(기술료)과 향후 10년간 판매 수익의 90%를 받기로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계약 파트너사를 공개하지 않고, 수익 배분 조건이 이례적이란 지적이 커졌다. 같은 날 구독자 600명 선인 한 블로거가 “삼천당제약은 200% 작전주인 것을 장담한다”며 삼천당제약의 실적 과대계상과 주가조작·선행매매 등 12가지 의혹을 제기하자 논란이 일파만파 커졌다.

공시 당일 118만4000원이었던 삼천당제약 주가는 이튿날인 지난달 31일 82만9000원으로 급락했다. 여기에 삼천당제약이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의 실적 전망을 보도자료로만 알리고 정식 공시를 빠뜨리면서 한국거래소가 삼천당제약에 대한 불성실 공시 법인 지정을 예고했다. 지난달 24일 공시한 대표이사의 지분 매각 예고까지 악재로 작용하면서 삼천당제약 주가는 2일 고점 대비 절반인 60만9000원까지 떨어졌다.

결국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는 6일 서울 서초구 삼천당제약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업 성과가 증명될 때까지 대주주 지분 매각은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불성실 공시 논란도 원천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삼천당제약 주가는 이날 전일 종가 대비 4.63% 내린 61만8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 전문가들 “공시제도 실질화 필요”

코스닥 시총 1위 기업의 주가가 3일 만에 50% 이상 하락한 상황을 두고 전문가들은 코스닥 시장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하고 있다. 회사 측의 부족한 소통과 공시제도의 한계 탓에 주가가 요동치며 주가 조작 의혹과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거듭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천당제약의 올해 거래대금은 14조 원을 넘겨 코스닥 상장사 중 다섯 번째로 많은데도 관련한 전문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찾기 어려운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올해 한국투자증권에서 세 차례에 걸쳐 내놓은 보고서가 전부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신약 개발을 앞세운 바이오 기업은 회사가 밝힌 계획과 실제 역량의 괴리가 있을 수 있다”며 “투자자들이 미래를 명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공시와 분석 보고서가 더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말했다.

이번 삼천당제약 주가 급락을 공시제도 보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공시제도가 형식은 갖췄지만 실질 내용 측면에서는 여전히 미흡하다”며 “과장 공시에 대한 처벌을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으로 강화하는 등 공시제도의 실질화를 위한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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