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전쟁] 이란, 통항 방침에 변화 가능성 “日선박, 정부 아닌 선사가 나선듯”
호르무즈 해협에서 항해 중인 대형 컨테이너선과 선박.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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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자체 기준을 바탕으로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 갇힌 선박들을 선별적으로 통과시키겠다고 밝힌 가운데, 일본 선박들이 3, 4일(현지 시간) 연이어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뒤 튀르키예, 인도, 중국, 파키스탄 등 상대적으로 우호 관계인 나라의 선박 일부만 해협 통과를 허용했다. 하지만 2일 프랑스에 이어 3, 4일 일본 선박을 통과시키면서 호르무즈 선박 통항 방침에 변화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는 한국 선박 26척(선원은 총 173명)이 갇혀 있다.
4일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해운사 상선미쓰이의 선박이 이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상선미쓰이는 “해당 선박은 인도의 관계사가 보유한 유조선이었다”며 “선박과 승무원에는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3일에도 상선미쓰이의 파나마 선적 액화천연가스(LNG) 선박이 일본 선박 중 처음으로 호르무즈를 빠져나왔다. 이에 따라 이란의 호르무즈 봉쇄 후 해협 내 묶여 있는 일본 선박은 43척으로 줄었다. 이란은 2일엔 서유럽 선박 중 처음으로 프랑스 해운 대기업의 컨테이너선 ‘CMA CGM 크리비’호를 통과시켰다.
5일 한국 외교부는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들의 국적, 소유주, 운영사, 화물 성격, 목적지, 선원 국적 등이 다 다른 상황”이라며 “정부는 선박 및 선원의 안전을 우선시하며 선사의 입장도 중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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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전쟁을 계기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안보 전략적 가치를 확실히 깨달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이란 전문가 알리 바에즈는 로이터통신에 “이란은 이제 해협 장악을 통해 세계 에너지 시장을 좌우할 수 있는 능력이 핵무기보다 훨씬 더 강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미국은 이란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막으려다 오히려 이란에 ‘대량교란무기’를 안겨줬다”고 지적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현재 미 정보 당국은 이란이 해협 조기 개방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무력으로 해협을 개방하는 방안은 리스크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군이 이란 남부 해안을 점령해도 이란군이 내륙 깊숙한 곳에서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가할 수 있어서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