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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 끝나나”…일라이릴리 먹는 비만약 승인, 위고비와 정면승부

입력 | 2026-04-02 08:59:53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Eli Lilly) 로고와 주가 차트. 먹는 비만약 승인으로 비만 치료제 시장 경쟁이 ‘경구제 전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GettyImages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Eli Lilly)가 먹는 형태의 비만 치료제로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으면서 비만약 시장 경쟁이 ‘2라운드’에 들어섰다. 주사제 중심이던 시장이 알약으로 확장되며 경쟁 구도 자체가 바뀌는 흐름이다.

1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Reuters)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라이릴리는 하루 한 번 복용하는 경구용 비만 치료제 ‘파운다요(Foundayo)’에 대해 FDA 승인을 받았다. 기존 주사제에서 알약으로 전장이 옮겨간 셈이다.

● 주사에서 알약으로…시장 판 바뀌나

지금까지 비만 치료제 시장은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의 ‘위고비(Wegovy)’ 등 주사제가 주도해 왔다. 하지만 노보 노디스크가 올해 초 알약 형태 제품을 먼저 출시한 데 이어, 일라이릴리까지 가세하면서 경쟁은 ‘경구제 전쟁’으로 번졌다.

GLP-1 계열 비만·당뇨 치료제 시장은 이미 700억 달러(약 100조 원) 규모로 평가된다. 주사제에 부담을 느껴 치료를 미뤄온 수요가 알약으로 이동할 경우 시장은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

● 효과는 노보, 편의성은 릴리

두 회사의 경쟁 구도는 단순하지 않다. 임상시험 기준 체중 감소 효과는 위고비 알약이 평균 16.6%로, 파운다요(12.4%)보다 높다.

반면 복용 편의성에서는 릴리가 앞선다. 위고비 알약은 공복 상태에서 복용 후 일정 시간 음식 섭취를 제한해야 하지만, 파운다요는 이런 제약이 없다.

업계에서는 이 지점에 주목한다. 비만 치료가 병원 치료를 넘어 일상적 관리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효과뿐 아니라 ‘복용의 편리함’이 선택 기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가격 낮추고 물량 확보…릴리의 승부수

가격도 시장 확대의 변수다. 양사는 자비 부담 환자 기준 월 149달러 수준으로 약값을 책정했다. 보험 적용 시 환자 부담은 25달러 수준까지 낮아질 수 있다. 과거 월 1000달러를 넘던 치료제 가격과 비교하면 진입 장벽이 크게 낮아진 셈이다.

일라이릴리는 초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약 15억 달러 규모의 재고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급 부족으로 초기 시장 대응에 어려움을 겪었던 경쟁사와 달리, 출시 초기부터 물량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비만약 시장, ‘효능’에서 ‘편의성’으로


증권가에서는 파운다요가 2030년까지 약 210억 달러(약 30조 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승인으로 비만 치료제 시장의 경쟁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단순한 체중 감량 효과를 넘어, 얼마나 쉽고 지속적으로 복용할 수 있는지가 시장 판도를 가르는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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