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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조작 양형기준 높인다…300억 이상 이득땐 무기징역도 가능

입력 | 2026-03-31 18:41:00


이동원 양형위원장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양형위원회 제144차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6.3.30 ⓒ 뉴스1

보이스피싱, 마약 등 범죄로 벌어들인 수익을 해외로 빼돌리면 징역 6~10년을 선고하도록 하는 기준이 새로 마련됐다. 300억 원 이상 대규모 주가조작 사건은 죄질이 나쁘거나 실제 주가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경우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게 된다.

31일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전날 제144차 전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새 양형기준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범죄로 번 돈을 빼돌리거나 합법적인 자산처럼 꾸미는 ‘자금세탁 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을 새로 만들었다. 보이스피싱이나 마약, 뇌물 등 범죄로 얻은 돈을 숨기거나 합법 자산처럼 꾸미는 범죄가 여기에 해당된다. 신설 기준에 따르면 몰래 해외로 빼돌린 범죄 수익이 50억 원 이상이면 징역 6~10년의 형량이 권고된다. 치밀하게 계획된 범죄이거나 지능적인 신종 수법을 쓰는 등 특별히 더 무겁게 처벌해야 할 요인이 2개 이상이면 최대 징역 19년 6개월까지 선고가 가능해진다.

주가조작, 부정거래 등 증권·금융 범죄에 대한 권고형량도 높이기로 했다. 범죄로 인한 이득액 등이 300억 원 이상일 때 권고되는 형량은 최대 11년에서 12년으로 상한선이 1년 올랐다. 동종 전과가 있거나 범행 수법이 불량한 경우 등 가중요소가 1개 있을 땐 9~19년을, 가중요소가 2개 이상이면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다. 기존에는 최대 징역 22년 6개월까지 선고하도록 권고했는데 대규모 증권·금융 범죄에 대한 형이 한층 무거워진 것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주가 조작하면 패가망신한다는 걸 보여 주겠다”고 엄벌 필요성을 강조했다. 증권·금융 범죄 수사에 협조하면 형을 줄여 주는 ‘리니언시(자진 신고 감경)’ 제도도 양형기준에 반영됐다.

또 피해자가 나중에 받아가도록 피고인이 법원에 돈을 맡겨두는 공탁 제도 관련 양형기준도 바뀐다. 지금까지는 범죄 유형과 관계없이 공탁한 피고인은 피해 회복에 노력한 걸로 보고 감형받을 때가 많았다. 그러나 피해자가 합의를 거부했는데도 성범죄 피고인이 ‘기습 공탁’한 뒤 감형받는 등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실질적인 피해 회복을 따져보고 형을 줄여주도록 했다. 이 양형기준은 7월 1일 이후 기소된 범죄부터 적용된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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