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미범죄심사 1년새 70% 증가 檢에 안넘기고 경찰이 감경 처분… 벌금형 선고돼도 전과기록 안남아 현장 “사회적 약자 보호” 긍정적… 일부선 “사건회부 기준 다소 모호”
이처럼 최근 경찰이 사회적 약자들의 생계형 범죄나 우발적 범죄를 재판에 넘기지 않고 훈방시키거나 즉결심판에 회부하는 등 감경 처리한 사건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미한 범죄까지 모두 검찰에 넘겨 법원의 정식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전과자로 만들기보단 경찰 단계에서 감경 처분한다는 취지다.
● 경미범죄심사위 사건 1년 새 70%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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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형사사건이 경찰 수사와 검찰 송치, 공소 제기 절차를 거쳐 재판까지 진행되는 것과 달리 경찰이 즉결심판을 청구한 사건은 검사의 공소 제기 없이 바로 법원에 회부된다. 법원은 즉결심판에서 20만 원 이하의 벌금 등을 선고할 수 있지만 일반 재판에서 선고되는 벌금형과 달리 전과기록으로 남지 않는다.
2월 서울의 한 대학생은 학교에서 주운 교통카드를 사용해 지하철을 타고 다니다가 분실자의 신고로 경찰에 입건됐다. 사용 금액은 약 3만 원. 학생은 경찰 조사에서 “죄송하다”며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했다. 여기에 전과가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경찰은 사건을 경미범죄심사위에 회부했고 심사 결과 즉결심판 처분이 내려졌다.
이런 흐름은 통계로도 드러난다. 1월 전국 일선 경찰서에서 경미범죄심사위에 회부된 인원은 58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40명에 비해 70.6% 증가했다. 연간 회부 인원도 2024년 7840명에서 지난해 1만670명으로 늘었다.
경미범죄심사위 확대는 ‘초코파이 사건’ 등 소액 사건들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4년 1월 한 물류회사 사무실 냉장고에서 초코파이 등 1050원어치 간식을 먹은 혐의로 1심에서 벌금 5만 원을 선고받은 한 보안업체 직원은 논란 끝에 지난해 11월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항소심 재판부는 “각박하게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고 했고,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해 12월 이 사건과 관련해 “경미하고 처벌 가치가 낮은 사건은 기소하지 않는 방안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 “사회적 약자 보호 장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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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무조건 소액 사건이라고 해서 경미범죄심사위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경찰의 정상참작 기준표에 따르면 범행으로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거나 생계형·우발적 범죄인 경우, 피해자와 합의가 된 경우 등이 경미범죄에 해당된다.
다만 이 기준을 보다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경찰 수사민원상담센터에서 활동했던 유왕현 변호사는 “일선 경찰관의 선의나 재량에 기대 운영되는 측면도 있기 때문에 관련 규정을 보다 촘촘히 정비해 회부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승연 기자 cho@donga.com
정동진 기자 haedo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