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역 노 킹스-반전 시위] 해병대원 모친 “내 아들 돌려달라” 공화당 강세 지역까지 시위 참여… WP “연방 공무원들도 거리 나와” 백악관 “좌파들의 조작극” 일축
거리 메운 ‘노 킹스’ 시위대 28일 미국 뉴멕시코주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반대하는 ‘노 킹스(No Kings·왕은 없다)’ 시위가 대규모로 열렸다. 미-이란 전쟁에 대한 미국 내 반발이 커진 가운데, 주최 측은 미 전역에서 800만 명(주최 측 추산)이 참여해 미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시위 인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앨버커키=AP 뉴시스
2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 광장. 이곳에서 열린 ‘노 킹스(No Kings·왕은 없다)’ 시위에 참석한 브루클린 거주자 크리스 씨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내 친구 중에도 군인이 있다. 더 이상의 무고한 죽음은 정말 원치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미국 전역에서 ‘노 킹스’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타임스스퀘어 광장에서부터 10여 블록 떨어진 센트럴파크까지 뉴욕 도심은 각종 피켓을 들고 거리를 가득 메운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마치 1년 중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리는 신년 카운트다운 행사를 방불케 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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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 반대’ 메시지 부각된 ‘노 킹스’ 시위
같은 날 워싱턴주 시애틀의 ‘노 킹스’ 시위에 등장한 중세 왕 복장의 트럼프 대통령 피켓. 시애틀=AP 뉴시스
이날 자신을 중동으로 파병되는 해병대원의 어머니라고 밝힌 발레리 티라도 씨는 ‘내 아들을 집으로 데려와 달라’는 팻말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그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반트럼프 시위에 참여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단지 자신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 군인들을 꼭두각시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뉴욕시 외곽의 공화당 강세 지역 거주자인 아일린 맥휴 씨도 맨해튼에서 진행된 시위에 참가해 트럼프 행정부의 전쟁을 비판했다. 그는 “공화당 전체가 손에 피를 묻혔다”며 “베네수엘라에서 배를 폭격하고 이란에서 학교를 폭격하는 것은 살인”이라고 말했다.
WP는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전쟁 이야기가 계속해서 나왔다”며 “한 전직 군인은 ‘우리 국민들이 일어나선 안 될 전쟁에 참전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가슴 아프다’며 눈물지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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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위를 주도한 진보단체 중 하나인 인비저블 측은 “이번 시위에는 생전 처음 시위에 나온 이들을 포함해 새로 참여한 인원이 최소 100만 명 이상으로 집계됐다”며 “미국뿐 아니라 해외 15개국 40여 곳에서도 ‘노 킹스’ 시위가 열렸다”고 밝혔다.
● 이민 단속 반발도 여전… 백악관 “조작극” 일축
트럼프 행정부의 과도한 ‘불법 이민자 단속’에 대한 비판도 시위 중 비중 있게 다뤄졌다.
특히 올해 초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강경한 불법 이민자 단속 과정에서 두 명의 미국 시민이 사살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에서는 도시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시위 인파가 몰렸다. NYT는 “세찬 바람이 부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10만 명이 넘는 시위대가 미국 국기를 흔들며 질서정연하게 주 의사당을 향해 행진했다”며 “워싱턴DC에서는 시위대가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을 설계한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의 자택 근처를 지나가며 그의 퇴진을 외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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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