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하는 인간의 태도/카를로 로벨리 지음·김동규 옮김/272쪽·1만9500원·쌤앤파커스
양자역학을 설명하며 ‘고양이가 죽었는지 살았는지는 상자를 여는 순간 결정된다’라는 ‘슈뢰딩거의 고양이’ 비유를 이해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그런데도 많은 사람이 쉽게 이해도 안 되는 과학의 세계에 빠지는 이유는 뭘까.
이탈리아의 세계적 물리학자이자 ‘제2의 스티븐 호킹’이라 불리는 저자가 고대 그리스의 자연철학자 아낙시만드로스를 새롭게 조명했다. 그리고 ‘세계를 설명하는 데 신이 필요한가? 자연을 관장하는 법칙은 자연현상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했던 아낙시만드로스를 “인류 최초의 과학자”라고 지목했다. 단순히 만물의 근원이 ‘물’, ‘공기’, ‘수(數)’라고 한 다른 자연철학자들과 달리, 그는 만물의 근원이 되는 존재가 어떻게 개별적인 사물로 변하는지를 제시한 최초의 철학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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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과학’이란 단순한 사실의 축적이나 법칙, 원리 등이 아니라, ‘의심하고 검증하며 끊임없이 수정하는 사고방식’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과학적’이라고 말할 때 수학적 증명과 객관성, 움직일 수 없는 사실 등을 떠올린다. 하지만 사실 ‘과학’이란 어떤 결과가 아니라 끊임없이 의심하고,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고, 틀리면 받아들이는 ‘탐구의 과정’이란 것이다. 참 많은 사람이 이해가 안 되면서도 과학 유튜브를 찾는 건, 그 탐구의 과정 자체가 좋아서가 아닐까.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