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의 최장 연속근무 시간을 24시간 이내로 하는 것을 골자로 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전공의법) 개정안‘이 시행된 21일 서울 한 병원 전공의 전용공간에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수련병원에 최대 5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다만,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최장 28시간까지 연속 근무가 가능하다. 2026.02.21 뉴시스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처우 개선 노력이 지속돼 왔지만, 전공의 10명 중 3명은 여전히 법정 한도인 주 80시간 넘게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23일 이러한 내용의 ‘2026 전공의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1월 12일부터 31일까지 전공의 1755명을 대상으로 수련 환경을 조사한 결과 최근 3개월간 4주 평균 주 80시간을 초과해 근무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27.1%였다. 수련 단계별로는 레지던트 1년 차 중 44.4%가 초과 근무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인턴 31.8%, 레지던트 2년 차 29.6% 순이었다.
24시간을 초과해 연속근무를 했다고 응답한 전공의는 752명(42.9%)에 달했다. 이 중 367명(20.9%)은 4주 동안 5회 이상 24시간을 초과해 연속근무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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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의 절반가량(44.8%)은 실제 근무시간이 소속 기관 전산에 기록된 시간보다 많다고 답했다. 주당 평균 실제 근무시간은 70.5시간으로 2022년(77.7시간)보단 소폭 감소했다.
교육 여건도 미흡했다. 외래·병동 업무에서 벗어나 강의와 발표 등 핵심 교육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보호 수련 시간’이 전혀 없다는 응답은 28%였다. 전체 업무 중 행정 및 비진료 업무 비중이 30% 이상이라는 응답도 32.2%에 달했다.
한편 전공의 10명 중 3명은 정신건강 악화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련 중 연속적으로 2주 이상 일상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낀 비율은 31.2%로 집계됐다. 수련 중 자살 사고를 경험한 비율은 23.1%였고, 0.9%(16명)는 실제로 자살을 시도했다고 응답했다.
전공의 20.2%는 폭언 및 욕설을 들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폭언 및 욕설의 가해자는 교수(71.8%)가 가장 많았고, 환자 및 보호자(30.1%), 전공의(26.5%), 전임의(8.5%), 간호사(5.9%) 순이었다. 폭행(2.2%)과 성폭력(2.1%)을 겪었다는 응답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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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존 대전협 회장은 “이번 실태조사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구조적 문제들이 현장에 깊이 자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근무시간 단축, 대체인력 체계 구축, 지도전문의 제도의 정착, 전공의 정신건강 지원 강화 등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논의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