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타고난 목소리”… 21세 테너, 거장탄생 예고

입력 | 2026-03-23 04:30:00

LG와 함께하는 제21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성악) / 정강한씨 우승
“갈 길 멀어… 초심 잃지 않고 노래”
작년 동아음악콩쿠르 2위상 수상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제21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서 1위로 입상한 정강한 씨.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저는 아직 갈 길이 먼 성악도입니다. 이 상은 초심을 잃지 말고 열심히 노래하라는 뜻으로 감사히 받겠습니다.”

22일 오후 ‘LG와 함께하는 제21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 결선이 열린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선 1위 입상자가 발표되자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시상대에 오른 우승자 정강한 씨(21·테너·서울대)는 긴장한 표정으로 “콩쿠르를 준비하며 심적으로 힘든 과정을 겪었는데 좋은 상을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경연이 잘 진행될 수 있게 고생해 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과 여러 스태프 관계자분께도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했다.

결선 진출자 중 가장 나이가 어린 정 씨는 지난해 열린 제65회 동아음악콩쿠르에도 참가해 남자성악 부문 2위 상을 받았다. 홍석원 지휘 한경아르떼필하모닉과 협연한 결선에서 정 씨는 피에트로 마스카니의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의 ‘맘마, 퀘엘 비노 에 제네로소(Mamma, quel vino è generoso)’와 주세페 베르디의 오페라 ‘해적’의 ‘툿또 파레아 소리데레(Tutto Parea sorridere)’ 등 아리아 두 곡을 불렀다.

심사위원장인 신영옥 소프라노는 정 씨에 대해 “아직 나이가 어리지만 타고난 목소리가 좋아서 테크닉을 다듬으면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닌 성악가라고 확신한다”고 평가했다. 1위 수상자에게는 상금 5만 달러(약 7500만 원)와 함께 국내외 정상급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리사이틀 초청 등 다양한 연주 기회가 제공된다. 2위 이상 한국인 입상자에겐 관련 법령에 따라 병역특례 혜택이 부여된다.

(사진 위 왼쪽부터) 2위 김서원, 3위 최준영, 4위 이윤지 (사진 아래 왼쪽부터) 5위 리지하오, 6위 쿠즈마.

올해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서 2위는 김서원 씨(26·바리톤·서울대), 3위는 최준영 씨(29·바리톤·독일 한스아이슬러 음대)가 차지했다. 4위는 이윤지 씨(30·소프라노·독일 프랑크푸르트 오펀스튜디오), 5위는 리지하오 씨(23·바리톤·중국 중앙희극학원), 6위는 마그달레나 쿠즈마 씨(29·소프라노·미국 예일대)가 받았다.

홍예빈 씨(27·소프라노·서울대)는 ‘김순남 특별상’을 수상했다. ‘김순남 특별상’은 한국 현대음악의 선구자로 꼽히는 작곡가 김순남 선생(1917∼1983)의 업적을 기리는 상이다. 준결선에서 김 선생이 작곡한 한국 가곡을 가장 뛰어나게 해석한 참가자에게 상금 5000달러(약 750만 원)를 수여한다. 김순남 특별상은 김 선생의 외동딸인 김세원 전 EBS 이사장이 사재를 출연해 제정됐다.

올해 콩쿠르에는 총 11개국 175명이 참가 신청했다. 2월 초 예비심사위원 5명(김진추, 오미선, 사무엘 윤, 이아경, 최상호)의 심사 결과, 10개국 57명이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15일부터 진행된 1차 예선에는 10개국 55명이 참가했으며, 한국 심사위원 3명과 해외 심사위원 7명 등 7개국 10명의 심사위원이 심사를 맡아 1차 예선에서 25명, 2차 예선에서 13명을 선발했다. 20일에 열린 준결선에선 6명의 결선 진출자가 선발됐다.

이날 시상식엔 천광암 동아일보 논설주간 상무와 김태희 서울시 문화본부장, 이현정 LG아트센터장과 김 전 EBS 이사장이 시상자로 참석했다.




“다양한 레퍼토리-매끄러운 진행 돋보인 경연”


심사위원들 총평

“제 음악 인생에 있어 새로운 문을 열어줬던 무대이기도 한 서울국제음악콩쿠르는 그동안 많은 훌륭한 음악가를 발굴해 왔습니다. 올해 참가자 여러분에게도 콩쿠르가 그런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LG와 함께하는 제21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심사위원장을 맡은 신영옥 소프라노(사진)는 “개인적으로도 1978년 동아콩쿠르를 통해 입상하고 리사이틀 기회를 얻었다”며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참가자들을 독려했다.

“(약 50년 전의) 그 무대는 저에게 아주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단순히 결과를 넘어 이 과정에서 여러분이 스스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자신만의 소리와 해석을 발견하는 시간이 됐길 바랍니다. 앞으로 펼쳐질 미래에 참가자 여러분이 음악가로 어떻게 성장해 나갈지 기대하고 응원하겠습니다.”

올해 심사위원으로는 세계 유수의 오페라극장 예술감독과 캐스팅 디렉터, 국제적 명성의 성악가 10명이 참여했다. 위원장인 신 소프라노를 비롯해 테너 최상호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 앤서니 프로이드 전 시카고 리릭 오페라극장 디렉터, 페터 하일커 빈 무지크테아터 안 데어 빈 부예술감독 겸 캐스팅 총괄 디렉터, 마이라 황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린데만 영아티스트 프로그램 음악감독, 이반 반 칼름트하우트 전 포르투갈 리스본 상카를루스 국립극장 예술감독, 안드레아스 마소 베를린 도이체 오퍼 차기 오페라 감독, 이졸데 슈미트라이터 빈 음악·공연예술대 교수, 사무엘 윤 서울대 음대 교수, 장원웨이 베이징 중앙음악원 교수 등이다.

특히 올해 대회는 세계 정상급 오페라 기관을 대표하는 인사가 한자리에 이례적으로 모여 국제 오페라계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았다.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황 감독은 “훌륭한 심사위원단 구성에 수준 높은 참가자, 매끄러운 진행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프로이드 전 시카고 리릭 오페라극장 디렉터는 “각 참가자들의 레퍼토리가 다양해 풍부한 듣기가 가능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