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진 교수 그림
이기진 서강대 물리학과 명예교수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된 뒤에는 두 딸과 만화영화 ‘도라에몽’을 함께 봤다. 미래에서 온 고양이형 로봇 도라에몽은 또 다른 진화된 로봇 캐릭터였다. 정의감에 사로잡힌 영웅 로봇이 아니라 일상의 친구였다. 그야말로 인간을 걱정하고 함께 살아가는 로봇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제 우리는 휴머노이드와 피지컬 인공지능(AI)의 미래를 논의하는 시대에 들어섰다. 휴머노이드는 인간과 비슷한 형태를 가진 로봇이다. 피지컬 AI는 AI가 현실 세계를 이해하고 실제 환경에서 행동하도록 하는 기술을 말한다. 물건을 옮기거나 조립하는 로봇, 도로를 달리는 자율주행차, 하늘을 나는 드론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인간형 로봇 휴머노이드는 이러한 피지컬 AI가 구현된 대표적인 로봇 형태다. 이제 기업들은 사람을 대신해 밤낮없이 24시간 일할 수 있는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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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간과 같은 환경에서 인간을 돕거나 인간을 대신해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는 AI 기계를 만드는 것이다. 인간처럼 움직이려면 관절이 필요한데, 인간의 관절은 300개가 넘는다. 로봇 기술 쪽에서는 관절 수 대신 ‘자유도’라는 표현을 쓴다. 자유도가 클수록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다. 현재 휴머노이드 로봇은 대략 30∼40개의 관절 자유도를 가지고 있다. 인간과 비슷한 관절 구조를 만들려면 200개 이상이 필요하다. 하지만 자유도가 증가할수록 움직임의 조합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계산과 균형, 제어의 문제가 매우 복잡해진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적 문제 해결 역시 결국 시간문제일 것이다.
‘우주소년 아톰’이 만들어진 지 60년이 지난 지금, 휴머노이드 로봇은 이제 공장에서 일을 시작하려고 하고 있다. 앞으로 다시 60년이 지나면 어떤 세상이 될까? 지금까지의 발전 속도를 생각하면 그야말로 폭발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그 세상을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이유들을 곰곰이 생각해볼 때다.
이기진 서강대 물리학과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