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 스트레스-외모 강박 등 원인 2024년 7~18세 환자 1180명 달해 영양 공급 차단되면 신체 손상 “조기 개입-치료로 위험 낮춰야”
과도한 스트레스나 외모 강박으로 거식증, 폭식증 등 섭식장애를 겪는 아동과 청소년이 최근 5년 새 7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섭식장애는 스스로 질환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숨기는 경우가 많아 드러나지 않은 환자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실태 조사와 함께 치료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외모 강박, 학업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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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몸에 대한 강박으로 음식을 거부하거나, 폭식 후 구토하거나 약을 먹어 강제로 체중을 감량하는 행위를 반복하는 식이다. 최근엔 학업 스트레스와 가족 불화 등 정서적 불안이 섭식장애를 유발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영유아 때부터 시작하는 과도한 사교육과 입시 부담이 거식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최유진 인제대 의대 일산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마른 몸에 대한 선망도 있지만 최근에는 대인관계나 학업 스트레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더 많다”며 “특목고 입시에 실패하고 거식증을 겪게 된 환자들도 있다”고 말했다.
● “조기 개입으로 사망 위험 낮춰야”
섭식장애는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회복할 수 있는 질환이다. 다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소아청소년 환자는 특히 건강이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 해외 연구에서는 정신질환 중 섭식장애의 사망 위험이 가장 큰 것으로 보고됐다. 다른 정신질환과 달리 영양 공급이 차단돼 신체 손상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섭식장애는 심리치료와 약물치료, 영양 재활 등 복합적인 진료가 필요하지만 국내에는 치료 기관이나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정부 정신질환 정책의 우선순위도 발병률이 높거나 타인에게 위해를 끼치는 질환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섭식장애는 관심이 덜한 편이다. 2011년 진행된 3차 정신건강 실태조사 이후 조사 항목에서도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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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일본은 2014년부터 각 지역에 섭식장애 지원센터를 만들고, 학교에서 위험군 관리 지침을 운영하고 있다. 호주는 2023년부터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 클리닉을 개설했다. 김율리 인제대 의대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섭식장애는 조기에 개입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며 “정부가 치료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