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제시한 일정에 업계 “시간 더 소요될 것”
정부 에너지고속도로 구상. 민주연구원 제공
한전이 내놓은 일정 계획을 두고 전선업계는 “이대로면 2030년 준공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전은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며 기존 계획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긴밀히 협력해야 할 한전과 업계가 시작부터 의견 차이로 신경전을 벌이며 사업 차질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사전 용역 ‘600일’ 두고 해석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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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에너지고속도로는 호남에서 발전한 전력을 수도권으로 보내기 위해 서해안에 수백km의 해저케이블을 설치하는 프로젝트다. 당초 이전 정부 때 2036년 준공을 목표로 했지만 이재명 정부에서 2030년으로 앞당겼다. 인공지능(AI) 산업의 발전으로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의 전력 수요가 급증하며 하루빨리 달성해야 할 시급한 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양측은 한전이 설정한 사전 조사 용역 기간 600일(약 1년 8개월)이 적정한지를 두고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이대로면 내년 말 용역이 끝나고 실제 본사업에 착수할 때는 2030년까지 약 3년이 남는다. 사전 조사를 마치면 케이블 제조, 해저 시공을 맡을 사업자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전선업계에서는 여기에 최소 4년 6개월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준공 일정을 맞추려면 늦어도 올 8, 9월에는 사전조사를 끝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전은 “공고문에 나온 600일과 달리 실제로는 더 빨리 용역을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본보에 밝혔다. 이번에 공고한 사업은 새만금에서 각각 서화성 및 영흥(인천)으로 이어지는 두 구간으로 나뉘는데 이를 하나로 묶어서 공고를 내다 보니 600일이 됐다는 설명이다. 당장 반도체, 데이터센터와 연관된 새만금-서화성 구간을 먼저 추진해 연말까지 사전 조사를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최소 4년6개월 필요” vs 한전 “29년 착공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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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한전이 2020년 4월 입찰 공고를 낸 제주-완도 HVDC 해저케이블 사업은 수 차례 유찰되고 8개월 만인 같은해 12월 입찰에서 사업자가 선정됐다. 전선업계는 한전 주장대로 올해 말 사전 조사를 마치더라도 실제 사업 착수는 내년 초가 아니라 내년 하반기(7~12월)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반면 한전은 본사업 입찰이 1년 가까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길어야 반년 안에 사업자를 선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케이블 제조와 시공을 별도로 진행하면 준공까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전 관계자는 “시공 자체는 2년이면 충분해 늦어도 2029년 착공하면 2030년 말 준공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해저케이블은 육로에 설치하는 것보다 주민 반대 리스크가 덜하기 때문에 속전속결로 진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종배 대한전기학회 회장(건국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은 “서해안에너지고속도로는 국가 운명이 달린 중차대한 사업이기 때문에 조속히 추진돼야 한다”며 “필요에 따라 절차를 단축하거나 병행해서 빠르게 진행하고 무엇보다 서로 협력해야 할 한전과 전선업계가 긴밀히 소통하며 차질을 빚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