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원유 심장’ 하르그섬 폭격 “호르무즈 원유 수송 사실상 멈춰” 국내 휘발유값은 70원 가까이 내려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게시된 유가 정보. 2026.03.12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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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으면서 원-달러 환율이 장중 1500원을 다시 돌파했다. 국내에서는 석유 최고가격제로 주유소 기름값이 다소 내렸지만, 국제유가와 환율의 동반 상승이 한국 경제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3일 서울 외환시장 야간거래에서 원-달러 환율은 1497.5원으로 마감했다. 지난해 7월 야간거래 시행 후 최고치였다. 장중 고점은 1500.9원으로 3일(1506.5원) 이후 8거래일 만에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 선을 넘겼다.
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른 국제유가가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렸다.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13일(현지 시간) 배럴당 103.14달러로 마감했다. 2022년 7월 29일(103.97달러) 이후 가장 높았다. 이날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98.71달러로 100달러 선에 육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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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휘발유 가격이 L당 1840.85원(전국 평균)으로 5일 만에 70원 가까이 내렸다. 하지만 정부 지정 석유 최고가격이 2주마다 재조정되는 상황에서 국제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상승하고 있어 불안하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고가격제가 단기 유가 급등을 막는 효과는 있지만 장기적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며 “고유가 고환율이 지속되면 금융시장은 물론 실물경제 전반에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원화 환율, 다른 나라보다 유독 많이 올라 이달 평균 1476.9원… 외환위기 이후 최고
[美-이란 전쟁]
중동 원유 의존 높고 대외변수 취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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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이 시작된 이후 세계 주요국 통화 가운데 한국 원화 가치가 가장 크게 하락하는 등 한국 경제가 유독 몸살을 앓고 있다. ‘서학 개미’로 대표되는 해외 투자 증가로 달러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어난 상황에서 높은 중동 원유 의존도, 반도체를 제외하면 허약한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맞물려 나타난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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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등으로 지정학적인 위험이 커지면 통상 기축통화인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낸 달러인덱스는 13일(현지 시간) 100.36으로 마감하면서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만에 100을 넘어섰다.
강달러는 피할 수 없다고 해도, 원화 가치 하락세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유독 극심하다. 달러인덱스는 이달 들어 2.8% 올랐는데, 같은 기간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3.8% 하락했다. 유럽연합(EU) 유로(―3.3%), 일본 엔(―2.4%), 영국 파운드(―1.9%), 스위스 프랑(―2.3%), 캐나다 달러(―0.4%) 등은 원화 대비 절하 폭이 작았다.
원화 가치가 유독 크게 떨어진 것은 그만큼 한국 경제가 대외 리스크에 취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한국은 원유 수입의 80%를 중동산에 의존하고 있고, 중동산 수입분의 90%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들어온다. 반도체 같은 일부 제조업 중심의 수출 경제 구조도 약점으로 꼽힌다.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 경제는 기름을 많이 쓰는 제조업이 발달해 유가가 오르면 바로 큰 타격을 입는다”며 “지정학적 리스크와 물류비 상승 등이 수출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까지 더해져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곱절로 커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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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 급등, 공급망 교란 등에 의한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가 변동성을 키운다”며 “올해 높았던 증시 수익률,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민감한 경기 구조 때문에 당분간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시장 안정 프로그램 확대회의를 열고 시장 상황이 악화할 경우 채권시장안정펀드의 최대 운용 규모를 현 20조 원 수준에서 최소 10조 원을 더 늘리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