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리엇 이어… 성주서 오산 옮겨 WP “사드 체계 일부 중동 이동중” 李 “무기 반출 반대 관철 어려워”
주한미군이 최근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장착되는 요격미사일을 중동으로 옮기기 위한 준비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이란 전쟁 장기화로 미국의 요격미사일 수요가 크게 늘면서 패트리엇에 이어 대북 미사일 방어를 위한 핵심 무기인 주한미군 사드 일부 전력의 이동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10일 정부 고위 소식통 등에 따르면 주한미군은 최근 사드용 요격미사일 일부 물량을 이동시켰다고 한다. 한 소식통은 “사드용 요격미사일이 패트리엇 포대가 집결한 경기 평택시 미 오산 공군기지로 이동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른 소식통도 “미군은 우선 사드 발사대를 제외하고 미사일을 중동에 옮기려는 준비 작업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주한미군은 2017년 사드 배치 이후 캠프캐럴(경북 칠곡 왜관) 기지에 보관 중인 사드 요격미사일을 성주 기지로 옮겨 사드 발사대에 장착하는 훈련을 여러 차례 공개한 바 있다. 이번에도 캠프캐럴에 보관 중인 사드 요격미사일을 오산 공군기지로 이동시켰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앞서 미국은 중동 차출을 위해 다른 기지에 배치됐던 패트리엇 발사대와 요격미사일을 오산 공군기지로 이동시켰다.
광고 로드중
이런 가운데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9일(현지 시간) 2명의 미국 국방부(전쟁부) 관계자를 인용해 “한국에 배치된 사드 체계 일부를 중동으로 이동시키고 있다”며 “미군은 인도태평양 지역 등에 배치된 패트리엇 요격미사일도 끌어다 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리 방공망에서 패트리엇은 하층부(40km 이하), 사드는 상층부(40∼150km) 방어를 담당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국무회의에서 “주한미군이 자국 필요성에 따라 일부 방공무기를 반출하는 것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고는 있지만, 우리 의견대로 전적으로 관철할 수 없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자체적으로 방위할 수 있는 자주국방 역량을 충실히 갖춰야 된다”고 했다.
전략적 유연성 넓히는 美, 韓정부 반대에도 사드까지 차출
광고 로드중
[주한미군 사드도 차출]
美, 이란 미사일 방어력 강화 위해 韓에 사실상 ‘통보’ 뒤 무기 이동 준비
2017년 배치 사드, 안보동맹 상징… 최대 남한 절반까지 北미사일 방어
‘한국형 사드’ L-SAM은 내년 배치
美, 이란 미사일 방어력 강화 위해 韓에 사실상 ‘통보’ 뒤 무기 이동 준비
2017년 배치 사드, 안보동맹 상징… 최대 남한 절반까지 北미사일 방어
‘한국형 사드’ L-SAM은 내년 배치
성주 기지, 사드 있던 자리에 패트리엇 10일 경북 성주 주한미군 사드 기지. 사드 발사대가 있어야 할 자리에 패트리엇 발사대가 대신 배치돼 있는 것이 확인됐다(위 사진). 이날 기지엔 패트리엇 발사대 2대와 사드 발사대 1대 등 총 3대가 기립 상태로 배치돼 있었다. 앞서 2023년 6월 촬영된 사진에서 기립된 패트리엇 발사대는 없고, 사드 발사대 3대만 기립돼 있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성주=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뉴스1
●사드 요격미사일 중동 반출 임박한 듯
성주 기지 나가는 사드 차량 3일 경북 성주기지 밖으로 이동 중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차량.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SBS 캡처
사드는 대북 방어는 물론이고 미국의 인도태평양 역내 미사일 방어 구상에 따라 2017년 배치돼 그동안 한미 안보 동맹의 대표적인 전력으로 평가돼 왔다. 사드는 우리 대북 방공망 중에서도 고고도인 최고 150km 구간에서 탄도미사일 요격을 담당한다. 현재 한반도에 배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 무기는 주한미군이 보유한 사드가 유일한 상황이다. 주한미군은 교전통제소와 레이더, 발사대 6대 등으로 이뤄진 사드 1개 포대를 운용하고 있는데 이 1개 포대로 남한 면적의 3분의 1에서 최대 절반까지 방어가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언제 마무리될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사드와 패트리엇 미사일을 중심으로 한 미국의 주한미군 전력 차출이 임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현 상황에 대해 “미국이 전시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도 이해를 해야 하는 측면도 있다”고 했다.
다만 미군이 사드 요격미사일 외에 발사대와 레이더 등 사드 포대 전체를 중동으로 반출하려는 동향은 현재까지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9일(현지 시간) 미국 국방부(전쟁부) 관계자 2명을 인용해 미국이 한국에 배치된 사드 체계 일부를 중동으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광고 로드중
정부 고위 소식통은 이날 “아직까지 패트리엇 및 사드 발사대의 (중동) 이동은 없다”면서 “이동하더라도 우리 전력 공백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군은 하층 방어 구간은 다층 방어망을 구축하고 있어 주한미군의 패트리엇 포대가 일부 반출돼도 북한 탄도미사일 방어에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재 주한미군은 8개 패트리엇 포대를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를 포함한 남한 내 주요 미군기지 등에 배치해 ‘포인트 방어’를 하고 있다. 우리 군 역시 8개 패트리엇 포대를 군 핵심 기지를 중심으로 배치한 상태다. 패트리엇은 PAC-3를 기준으로 15∼40km 고도에서 하층 방어를 담당한다.
여기에 15km 고도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우리 군 천궁-2도 현재 10여 개 포대가 전국에 배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내년 중 천궁-2 포대를 15개 안팎까지 늘릴 방침이다. 군 고위 소식통은 “주한미군 패트리엇 포대 몇 개가 빠져나간다고 해서 한국군 방공망을 재배치해야 될 상황은 아니다”라며 “주한미군 패트리엇 역시 한국군의 방어 자산과 방어 범위가 중첩되는 자산에 한해 반출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다만 40∼150km 고도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주한미군의 사드가 반출될 경우 적지 않은 방어망 공백이 있을 것이란 우려가 크다. 군 당국은 2024년 ‘한국형 사드’로 불리는 L-SAM 개발을 완료했지만 실전 배치는 내년부터 시작된다. 군 고위 소식통은 “방어 무기는 많으면 많을수록 요격률이 올라간다”며 “사드 반출은 일시적이라도 북한이 오판하지 않게 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최대한 막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