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 조별리그 C조 4차전 한국과 호주의 경기, 2회말 한국 노경은이 2회를 무실점으로 마무리한 뒤 박수치고 있다. 2026.03.09. 도쿄=뉴시스
“노경은(42·SSG)에게 정말 존경스럽다는 표현을 쓰고 싶다.”
류지현 한국 야구 대표팀 감독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8강) 진출을 확정한 뒤 이렇게 말했다. 류 감독은 “사실 오늘 수훈갑은 노경은이다.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2이닝을 막아줬다”며 엄지를 치켜 세웠다. 한국은 이날 호주와 조별리그 C조 마지막 경기를 치러 7-2로 승리했다. 2실점 이하에 5점 차 이상 승리라는 2라운드 진출을 위한 ‘경우의 수’를 꽉 채운 결과였다.
류 감독은 이날 2회말 수비를 앞두고 베테랑 투수 노경은에게 ‘SOS’ 신호를 보냈다. 선발 투수였던 손주영(28·LG)이 한 이닝만 소화한 뒤 팔꿈치 이상으로 더이상 공을 던질 수 없게 된 다음이었다. 손주영은 결국 대회 2라운드가 열리는 미국 마이애미가 아니라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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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한국 투수 WBC 최고령 등판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노경은은 조별리그 세 경기에 나와 3과 3분의1이닝을 실점 없이 막았다. 노경은은 “내가 대표팀에 뽑힌 이유를 증명하게 돼 마음의 짐을 덜었다”며 “나는 원래 국가대표 레벨 선수도 아니다. 마지막으로 대표팀에서 뛰는 이번 대회에 8강 진출을 해 다행”이라고 했다.
1984년 3월 11일생인 노경은은 자신의 42번째 생일을 미국 마이애미로 향하는 비행기 위에서 맞는다. 이번 WBC에 출전한 모든 팀 투수를 통틀어 노경은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는 한 명도 없다. 노경은은 “생일을 상공에서 보내게 됐다. 정말 뜻깊은 하루가 될 것 같다”며 웃었다.
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