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전쟁] 총성 울린 트럼프의 ‘대리 지상전’ 쿠르드軍, IS격퇴 등 전투경험 풍부… 2일부터 이란내 전투진지 구축나서 “美-이스라엘, ‘자치권’ 당근책 제시” 공격 격화땐 소수민족 봉기 가능성… 이란 “이라크 쿠르드본부 공습” 반격
올 1월 18일 이라크 북부 에르빌 일대에서 쿠르드족 민병대원들이 군사 훈련을 받고 있다. 4일(현지 시간) 폭스뉴스 등은 수천 명의 쿠르드족 전투원들이 이라크에서 이란으로 넘어가 지상 공격을 펼쳤다고 전했다. 게티이미지
미국과 이스라엘 언론들이 이라크에서 수천 명의 쿠르드족 전투원이 이란으로 넘어가 전투를 시작했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 중동 전문가인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지역연구센터장은 5일 이같이 진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공식적으로는 쿠르드족에 대한 무기 지원 등을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1991년 걸프전과 2003년 이라크 침공 당시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을 압박하기 위해 이라크 쿠르드족을 활용한 군사작전을 펼쳤다.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가 2010년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창궐할 때도 쿠르드족을 지원했다.
이에 따라 이란과의 전쟁에서도 미국이 쿠르드족에 대한 무기 지원을 통해 이란 혁명수비대 등과의 전투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쿠르드족 민병대들이 전투에 나설 경우 아제르바이잔계, 루르계, 아랍계, 튀르크계 등 이란 인구의 약 40%인 소수민족들도 자극을 받아 민중 봉기에 나설 수 있다. 이 경우 현 이란 정권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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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i24뉴스는 이라크에서 수천 명의 쿠르드족 전투원이 이란으로 진입했다고 전했다. 또 이란 내 쿠르드계 정당 및 무장단체의 연합체 성격인 이란쿠르드정치세력연합(CPFIK) 관계자를 인용해 “쿠르드 자유생명당(PJAK)에 소속된 전투원들이 이미 2일부터 이란 내부에서 전투 진지를 구축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수천 명의 PJAK 전투원 또한 이란 북부 자그로스 산맥 깊숙한 곳에 배치됐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미국 CNN 또한 미 중앙정보국(CIA)이 이란 내에서 민중 봉기를 일으키기 위해 쿠르드족 군대에 대한 무장 지원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장 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반정부 시위 발발 후 줄곧 ‘이란 시위대를 보호하겠다’고 천명해 왔다”며 “쿠르드족 전투원들이 이번 공습 뒤 민중 봉기에 나서는 이란인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은 공식적으로는 쿠르드족 지원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4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라크 북부의 미군 기지와 관련해 해당 지역의 쿠르드족 지도자들과 통화했다”면서도 “대통령이 (쿠르드족을 무장시키겠다는) 계획에 동의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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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이스라엘, 자치권 대가로 쿠르드족 부추겨
미국 정치매체 액시오스 등에 따르면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은 쿠르드족에게 현 이란 정권이 붕괴될 경우 쿠르드족에게 향후 쿠르드족 자치 지역 건설 등에 대한 정치적 지원을 약속했다. 자치권을 일종의 ‘당근’으로 활용한 셈이다.
쿠르드족을 이란 지상전에 이용하려는 계획은 이란에 적대적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이스라엘 해외정보기관 모사드가 먼저 구상했다고 액시오스는 전했다. 또 CIA도 이 구상에 동의했다고 했다.
쿠르드족 전투원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라는 뜻을 가진 쿠르드어 ‘페슈메르가(Peshmerga)’로 불린다. 이라크 북부에 있는 쿠르드자치정부(KRG)의 군사조직 이름 또한 페슈메르가다. 실제 쿠르드족은 IS, 각국 정부군과의 크고 작은 교전을 통해 상당한 지상전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라크에서 펼쳐진 IS 퇴치 전쟁 때는 가장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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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임현석 기자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