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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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공복에 따뜻한 물 한 잔을 마시면 몸에 이롭다는 통설이 있다. 소화가 좋아지고, 붓기와 복부 팽만이 줄며, 체중 감량과 해독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심지어 피부 개선이나 장 해독 효과까지 언급하는 이도 있다. 이른바 ‘디톡스 워터’나 ‘레몬 물’처럼 간단한 음료로 건강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콘텐츠가 온라인에서 확산되면서 이런 믿음이 더 퍼졌다는 분석도 있다.
이는 과학적으로 타당할까?
전문가들의 의견은 비교적 분명하다. 따뜻한 물 자체가 체중 감량이나 해독을 직접적으로 돕는다는 과학적 근거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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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물이 신진대사를 크게 높여 체중을 줄인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설득력 있는 과학적 증거는 거의 없다. 물을 마시면 체온과 비슷한 온도로 맞추는 과정에서 에너지가 소모되기는 하지만 그 양은 체중 변화에 영향을 줄 만큼 크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믿음은 왜 생겼을까?
“이론적으로 사람들은 뜨거운 물이 신진대사를 촉진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고 믿을 수 있다”라고 미국의 비만 수술 전문의 미르 알리(Mir Ali)가 라이프스타일 매체 퍼레이드(Parade)에 말했다.
아침에 마시는 따뜻한 물 한 잔이 몸의 독소를 제거한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 역시 과학적 근거는 없다고 많은 전문가가 입을 모은다.
미국 영양·식이학회(Academy of Nutrition and Dietetics)의 대변인이자 영양사인 크리스틴 스미스(Kristen Smith)는 “물은 독소를 제거하지 않는다. 그 역할은 간과 신장이 담당한다”라고 뉴욕타임스에 설명했다. 따뜻한 물이 그 기능을 특별히 강화한다는 근거는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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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개선 효과도 과장된 측면이 있다.
충분한 수분 섭취는 피부 수분 유지와 건조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하지만 물의 온도에 따라 피부 상태가 달라진다는 증거는 없다.
● 그래도 물이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유
그렇다고 따뜻한 물이 완전히 의미 없는 습관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간접적인 건강 효과는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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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대표적인 것은 수분 보충과 포만감이다. 아침에 물을 마시면 밤사이 생긴 가벼운 탈수를 해소할 수 있다.
“잠에서 깨어날 때 우리 몸은 약간 탈수 상태다. 물을 마시면 배고픔, 두통, 멍한 느낌 같은 탈수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라고 뉴욕대학교 랑곤 헬스 소화기내과 전문의 리사 간주(Lisa Ganjhu) 가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식사 전에 물을 마시면 포만감이 생겨 음식 섭취량이 줄어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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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꼭 따뜻한 물을 마셔야만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아니다.
소화기내과 전문의들은 “아침에 물이나 커피, 음식을 섭취하면 식도와 위, 장의 근육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움직이기 시작한다”며 “이 과정에서 가스와 대변 이동이 촉진돼 더 가볍게 느껴질 수 있다”라고 설명한다.
● ‘따뜻한 물’보다 중요한 것은 물 마시는 습관
결국 핵심은 물의 온도보다 물을 마시는 습관 자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따뜻한 물을 마시는 습관이 탄산음료나 설탕이 많이 든 음료를 대신하는 경우라면 체중 관리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충분한 수분 섭취는 변을 부드럽게 만들어 변비를 예방할 수 있으며 피부 건조를 줄이는 데도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전문가들은 “아침에 따뜻한 물을 마시는 것이 특별한 건강 비법은 아니지만, 수분 섭취를 늘리는 좋은 습관이 될 수 있다”며 “다만 체중 감량이나 해독 같은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아침에 따뜻한 물이 좋을까, 차가운 물이 좋을까 고민할 필요는 없다. 결론은 단순하다. 그냥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