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법원장회의 반대에도 입법 “행정처는 뭐했나” 책임론도 영향… 박영재 “사법 개편, 국민 이익 돼야” 국회 입법 이유로 초유의 퇴진 사태… 필리버스터 강제종료 여야 충돌
전국 법원 인사와 예산을 총괄하고 외부 기관과의 소통을 담당하는 핵심 자리인 법원행정처장이 국회 입법 등을 이유로 물러나는 건 초유의 일이다. 박 처장이 42일 만에 사의를 밝혔지만 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도 물러나라”며 압박을 이어갔다.
● 사법개혁 반발에 최단기 임기 마친 박영재 처장
이날 오전 조 대법원장에게 사의를 표명한 박 처장은 오후에 “사법부가 많은 어려움을 겪는 시점에 물러나게 돼 송구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처장은 “현재 진행되는 사법제도 개편 관련 논의가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이뤄지길 간절히 바란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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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법왜곡죄, 재판소원 등 사법 체계를 뒤흔들 수 있는 법안의 처리를 법원행정처가 막지 못했다는 책임론이 법원 내부에서 불거진 것도 박 처장 사퇴의 배경으로 꼽힌다. 법왜곡죄가 통과된 26일 현직 판사들의 인터넷 커뮤니티 ‘이판사판’ 익명게시판에는 “법안이 통과되는 동안 행정처는 뭐 하고 있었냐”는 글이 올라왔다. 한 부장판사는 “임명되는 순간부터 민주당과의 마찰은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점에서 박 처장이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 것 같다”고 했다. 박 처장은 지난해 5월 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유죄 취지로 판단한 이 대통령 선거법 위반 사건의 주심을 맡았다. 이런 탓에 박 처장이 부임해 관례에 따라 국회를 예방할 당시 만나주지 않은 민주당 의원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대법원에서는 “퇴임을 앞둔 노태악 대법관을 제외하면 이 대통령 사건에 관여하지 않은 대법관이 없었다”는 목소리도 있다.
법원행정처장의 정해진 임기는 없지만 역대 처장들은 통상 2년가량 근무했다. 조 대법원장의 수리 시점에 따라 박 처장은 최소 40여 일의 최단기 법원행정처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박 처장은 법원행정처장직에서만 물러나고 대법관직은 유지하게 된다.
● “조희대도 사퇴해야” 강공 이어가는 與
‘7박 8일’ 필리버스터 4일째… 피곤한 국회의장 ‘7박 8일’ 필리버스터 4일 차를 맞은 27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도중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박 처장의 사퇴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오후 SNS에 “조 대법원장은 즉각 사퇴하라”며 “밀려서 사퇴하느니 자진 사퇴가 그나마 나을 거다”라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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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