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거창 등 4곳 주민간담회 마취 전문의 등 없어 인근 도시로
경기 고양시 일산차병원 신생아실. 뉴스1
김 씨처럼 의료 취약지역에 거주하는 임신부의 절반 이상은 1시간 이상 떨어진 병원에서 ‘원정 출산’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 출산을 경험한 의료 취약지 임신부의 40%도 거주하는 시군을 벗어나 인근 대도시 등에서 원정 출산을 했다.
보건복지부는 26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제3차 의료혁신위원회 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대국민 의견 수렴 결과를 논의했다. 이달 4∼10일 만 18세 이상 국민 2021명을 대상으로 분만, 소아, 응급 등 의료 서비스 이용 경험을 조사한 결과다. 혁신위는 지역 필수의료 취약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한 달간 거창군, 강원 평창군 등 4곳 주민과 간담회를 가졌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의료 취약지 주민의 49.0%는 중증질환 치료를 위해 병원에 가려면 1시간 이상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의 의료 미취약지는 이 비중이 29.9%, 비수도권 미취약지는 25.3%로 낮았다.
광고 로드중
간담회에서 취약지 주민들은 응급 상황뿐 아니라 만성질환을 치료할 의료기관도 부족하다고 호소했다. 전남 구례군에 사는 박모 씨는 “지역에 신장 투석 환자가 수십 명인데, 지난해 투석실을 운영하던 병원이 폐업해 광주나 순천까지 투석을 받으러 간다”고 했다. 경남 함양군 주민 조모 씨는 “지역의 정신건강의학과가 매일 문을 열지 않아 결국 진주시 병원에서 약 처방을 받고 있다”고 했다.
혁신위는 이날 회의에서 취약지 주민 의견 수렴 결과를 바탕으로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 △초고령사회 대비 보건의료 체계 구축 △미래 환경 대비 지속가능성 제고 등 3개 분야 10개 의제를 확정했다. 혁신위는 “수도권 대형병원과 지역 종합병원 사이의 의료 서비스 질 격차 해소가 최우선 과제로 꼽혔다”며 “전문위원회를 통해 체감도 높은 대책을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