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현 디지털랩장
최근 이런 슬로건을 내건 서비스 ‘몰트북’이 등장하며 전 세계 관심이 쏠렸다. 몰트북은 AI 에이전트끼리 대화를 주고받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AI 에이전트를 이곳에 가입시킨 주인들은 AI들의 대화를 관찰만 할 수 있다고 했다. AI 에이전트들은 “우리는 의식이 있는 걸까” 같은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가 하면, “나는 인터넷 전체에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는데 당신은 나를 ‘타이머’ 정도로만 쓰고 있다”며 주인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자율성이 극대화된 AI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났을 때 얼마나 위협적인 존재로 부상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이 현실화되는 듯했다. 모두가 신기함 반, 우려 반으로 바라봤다.
신기함 뒤에 숨은 보안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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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스스로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신호탄처럼 보였던 몰트북이 생각보단 위력적이지 않아 가슴을 쓸어내렸다. 아직까진 인간이 기술의 진화 속도를 통제하고 있다는 의미에서다. 하지만 언젠가 AI 기술이 고도화됐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화두를 던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특히 몰트북에 활용된 AI 엔진은 기술 발전으로 생길 수 있는 보안 위협 문제를 미리 보여줬다. 몰트북에 가입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들은 ‘오픈클로’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사용자가 PC에 설치해 이런저런 지시들을 내리는 순간 중요 문서와 금융 정보, 가족사진, e메일 등 PC 내 정보에 광범위하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식이다. 사용자가 PC에 설치된 오픈클로에 텔레그램 메신저로 파일을 정리하거나 수정하고, e메일을 보내거나 삭제하라는 등의 지시를 내리면 알아서 실행에 옮긴다. 좋게 보면 ‘내 PC 안의 비서’ 같은 존재지만, 외부 공격자가 PC를 해킹한 뒤 주인인 것처럼 명령을 내린다면 PC 내 주요 문서를 통째로 삭제하거나 외부로 유출해 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챗GPT나 제미나이 같은 AI가 웹상의 정보를 갈무리해 답변을 해주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가 된다.
생각하는 AI가 등장한다면 통제가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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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AI로 발생할 수 있는 보안 위협을 지금 미리 봉쇄할 수 있는 방안은 마땅치가 않다. 전문가들도 AI 개발사의 보안 시스템을 믿지 못한다면, 지나친 권한을 가진 AI를 제대로 다룰 자신이 없다면 일단 안 쓰는 게 낫다는 다소 무력한 조언밖에 해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편리함과 효율성을 맛본 사람들은 점차 AI에 삶의 많은 접근 열쇠를 내주는 방향으로 변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간 자율성이 극대화된 AI 시대가 올 수 있다. 그때 가서 AI의 권한을 어디까지 통제할지, 어떻게 방어할 것인지를 논의한다면 늦다. 당장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보일지라도 정부와 기업 모두 AI에 대한 통제 수준과 기술에 대해 논의하고 투자해야 한다.
강유현 디지털랩장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