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인문사회융합인재양성사업단장
이번 반등은 우연한 결과가 아니라 체감형 정책의 시너지와 인식의 변화가 만들어낸 변곡점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학계의 분석에 따르면 신생아 특례대출 소득 요건 완화, 난임 지원 확대, 육아휴직 지원 강화 등 체감형 정책이 실질적인 마중물 역할을 했다. 여기에 지방자치단체와 기업들이 정부 수준을 상회하는 파격적인 지원책을 내놓으면서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위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됐다.
흥미로운 점은 가치관의 변화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관계 단절을 경험한 젊은 세대가 역설적으로 가족의 소중함을 재인식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혼인 건수가 21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는 등 선행지표가 견고하다는 점은 이러한 흐름이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러나 지금의 상승세를 구조적 안착으로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저출생 대응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수많은 장애물을 넘어야 하는 허들 경기에 가깝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육아기 10시 출근제, 아동수당 및 아이돌봄서비스 확대 등은 당장의 허들을 넘게 해줄 수는 있지만, 생애 전반에 걸친 다양한 구조적 허들은 여전히 견고하다. 사교육비 부담과 수도권 쏠림, 양질의 일자리 부족은 청년들이 출산을 결심하기 전 마주하는 결정적인 구조적 허들이다. 아이를 낳겠다는 결심은 생애 전반에 걸친 중대한 선택이다. 이 선택이 희생이 아닌 축복이 되려면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경쟁 압력과 수도권 쏠림을 완화하는 체질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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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인구구조변화대응 인문사회융합인재양성사업’(HUSS)이 지향하듯 학문 간 경계를 허무는 융합적 통찰을 바탕으로 생활자 중심 정책 설계를 실행할 인재를 길러내는 노력이 병행된다면 젊은층의 출생 인식 역시 개선될 것이다. 허들 낮추기를 통한 인식 변화의 내재화와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시스템 재설계는 대한민국의 지속가능성을 지탱하는 두 축이 돼야 한다. 지금의 반등은 우리에게 주어진 소중한 골든타임이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정책적 동력을 집중해 인구 위기를 사회 혁신의 계기로 반전시키는 지혜가 필요하다.
박형준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인문사회융합인재양성사업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