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과천에 살며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로서, 지역 현안이 불거질 때마다 주민으로서 불편과 궁금증을 일상에서 직접 체감해 왔다. 교통 문제와 교육 환경, 생활 인프라를 둘러싼 민원과 제안 역시 특정 이해관계자의 입장이 아니라 생활인의 시선에서 지켜보고 있다.
최근 과천 서울경마공원 이전을 둘러싼 논의도 같은 맥락에서 바라보게 된다. 이 사안을 단순히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찬반의 문제로 나누기 전에 과천에서 이처럼 소모적인 논쟁이 반복돼 왔음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과천의 개발 과정을 돌아보면 주택 공급이 먼저 이뤄지고 입주 이후에야 교통·교육·생활 인프라를 보완하는 방식이 반복돼 왔다. 그 과정에서 주민들은 불편을 감내해야 했고, 지자체는 뒤늦게 이를 수습해 왔다. 도시는 스스로 미래를 설계하기보다 외부의 공급 계획에 대응하는 구조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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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과천지구와 주암지구 개발이 예정된 상황에서 같은 구조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 경마공원 이전 문제 또한 ‘조건부 수용’이나 ‘대책 마련’이라는 말로 쉽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과천은 이미 교통과 교육, 생활 인프라 전반에서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
과천은 정부 정책 목적에 따라 수동적으로 비우고 채우길 반복하는 가용부지가 아니다. 나를 비롯해 많은 사람이 일상을 꾸리고 아이들이 자라나는 삶의 터전이다. 정부가 도시를 다루는 방식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주택 공급과 정책 목적을 앞세운 결정이 지역의 생활 여건과 수용 능력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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