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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사고나자 계약서 위조…숨진 선장에 형사책임 씌운 선주

입력 | 2026-02-25 13:35:00

뉴시스 


선박 전복 사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허위로 선박 임대차계약서를 꾸민 부부가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25일 대전지법 형사항소2-2부(부장판사 강주리)는 업무상과실선박전복, 업무상과실치사, 선박안전법위반,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기소된 선주 A 씨(66)에게 1심보다 가벼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공동운영자인 남편 B 씨(71)도 1심보다 가벼운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앞서 1심에서 A 씨에게는 징역 4년, B 씨에게는 징역 2년이 선고됐다.

이들은 2024년 12월 30일 오후 6시 20분경 충남 서산시 고파도 인근 해상에서 자신들이 운영하던 선박이 전복돼 승선원 5명이 사망하자 책임을 피하기 위해 허위 선박 임대차계약서를 꾸민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이들은 ‘임대기간 중 선박 및 선원 등 문제가 발생할 경우 임차인인 선장이 모든 민·형사 책임을 진다’는 내용의 계약서를 제작한 뒤 해경에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이들은 화물 적재 고박 지침에 따른 안전조치 등 사고를 방지해야 할 업무상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도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선박이 최대 59.9t을 갑판 중심부에 벌크식 곡선 형태로 적재한 상태에서 운항하도록 승인된 선박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준수하지 않았다. 당시 피고인들은 폐기물을 실은 덤프트럭 1대, 카고크레인 등 총 60t의 적재물을 고박하지 않은 채 싣고 출항시켰던 것으로 알려졌다. 좌현 프로펠러도 작동하지 않는 상태였다.

결국 해당 선박은 고파도 인근을 항해하던 중 무게 중심이 우현으로 쏠리며 해수가 유입됐고 적재된 차량이 우현으로 밀리며 전복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고로 승선하고 있던 선장과 승선원, 일용직 근로자 등 총 5명이 숨졌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사문서를 위조하는 방법으로 고인이 된 선장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려고 했으며 법정에 이르러서도 선장에게 임대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며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A 씨에게 징역 4년을, B 씨에게 징역 2년을 각각 선고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피고인들과 검찰은 항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 업무상 과실로 5명이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음에도 이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좋지 못하다”며 “다만 피고인들이 선박에 싣게 될 구체적인 선적물 내용과 무게까지 알지는 못했을 것이며 당심에서 일부 유족들에게 일정 금원을 지급하고 용서받은 점 등을 고려하면 형량이 다소 무거워 보인다”면서 감형 이유를 밝혔다. 
김예슬 기자 seul5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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