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연구소] 각국 문화유산 입장료 인상… 한국은? 佛베르사유 궁전 9% 올려 6만원… 페루 마추픽추도 5월부터 인상 韓 궁능 관람객 2341명 설문 결과… “입장료로 평균 9730원 낼 수 있다” “K문화 관심 커져… 올릴 때 됐다 어떤 부작용 가져올지는 살펴봐야”
최근 입장료 인상한 주요 세계 유적지 성인 외국인 방문객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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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되면 일본 고베에 있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히메지(姫路)성은 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으로 붐빈다. 그런데 올봄엔 히메지성에 가려면 지난해의 2.5배에 이르는 돈을 내야 한다. 다음 달 1일부터 성인 1인당 입장료가 1000엔(약 9300원)에서 2500엔으로 인상되기 때문. 앞서 오사카성도 지난해 4월부터 성 내부 관람료를 기존보다 2배인 1200엔으로 올렸다.
최근 세계적으로 관광 인구가 크게 증가하자 관광세를 도입하는 도시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관광명소로 인기 높은 세계 문화유산들의 ‘관람료 인플레이션’도 확산되고 있다. 이러다 보니 K컬처 열풍으로 문화적 관심이 높아진 우리나라도 “20년째 3000원인 궁궐 입장료를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 베르사유 궁전, 비유럽인 입장료만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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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해외에선 자국민보다 외국인 요금을 크게 올리는 경우가 많다. 프랑스도 지난달부터 관광 성수기(4∼10월) 동안 유럽경제지역(EEA) 이외 국가에서 온 방문객에겐 베르사유 궁전 관람료로 35유로(약 5만9600원)를 받고 있다. 기존 32유로보다 9.4% 인상된 금액. 반면 유럽 방문객은 인상 대상에서 제외했다. 현지에선 “가격 조정에 따른 추가 수입은 연간 930만 유로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관람료 인상 도미노는 전반적인 물가 상승에다, 자국 문화유산을 보호하자는 대중적 인식의 확대가 맞물린 결과란 분석이 나온다. 한 문화유산 전문가는 “경기 불황으로 인한 정부 재정 악화와 자국민 우선주의 등이 관람료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며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는 ‘오버투어리즘’을 가격 장벽으로 완화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 “국민 문화향유권 고려해 인상해야”
국내에서도 조선 궁궐과 왕릉의 입장료가 인상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9∼20일 ‘궁능 관람료 현실화 관련 대국민 인식 설문조사’를 실시해 서울 4대 고궁과 종묘, 조선왕릉의 적정 관람료와 내외국인 차등 요금 등에 관한 의견을 모았다.
해당 온라인 설문은 입장료 인상에 찬성하며 ‘문화유산 보존과 방문자 관리에 힘쓰자’는 의견이 더 많았으나, 한복 착용 무료 폐지 등 조건을 내건 경우가 상당수였다. ‘입장료가 오르면 자주 가긴 부담스러울 것 같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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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세계 최저가 수준인 국내 티켓값을 인상할 때가 됐다”면서도 “보편적 문화 향유권을 저해하지 않을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지현 건국대 대학원 세계유산학과 겸임교수는 “저렴한 입장료는 훌륭한 복지지만, 문화유산 관리의 질을 높이고 행정적 공백을 방지하기 위한 재원 마련도 필요하다”며 “다만 우리 문화에 대한 국내외 관심이 높아진 시점에 입장료 문턱을 높이는 게 어떤 부작용을 가져올지도 살펴야 한다”고 했다.
관람 방식과 할인 정책의 다양화가 중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예컨대 히메지성은 입장료를 인상하되, 1년간 무제한 관람이 가능한 ‘연간 입장권’을 2회 입장 가격(5000엔)에 판매하기로 했다. 지역 거주민은 기존 가격인 1000엔만 받는다.
최재헌 건국대 지리학과 교수(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 한국위원장)는 “사전 예약제를 도입해 계절이나 시간별로 가격을 달리하고 인근 박물관 전시나 야간 행사와 통합한 ‘패키지 관람권’ 등을 마련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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