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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법왜곡죄는 접고, 재판소원-대법관 증원은 더 숙의하라

입력 | 2026-02-24 23:27:00


더불어민주당이 법왜곡죄 신설, 재판소원 도입, 대법관 증원 등 ‘사법개혁 3법’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해 통과시키기로 했다.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로 저지하겠다곤 하지만 다음 달 3일까지 이어지는 본회의 기간에 결국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이들 3법을 두고 여당 내에서도 위헌 소지를 없애고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민주당은 강경파가 주도해 만든 원안을 가결시키려 하고 있다.

세 법안 중 논란이 가장 큰 건 법왜곡죄다. 판검사가 사실을 조작하거나 법을 왜곡해 적용하면 처벌한다고 하는데, 판단 기준이 모호해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많다. 또 판검사들이 사건 관계인들로부터 고소·고발에 시달리고 처벌받을 위험까지 생기면 수사와 재판은 위축되기 쉽다. 독일 등 유럽 국가에서 시행하는 사례가 있다고는 하지만 우리 법체계나 문화와는 맞지 않아 오남용될 가능성이 크다. 법조계는 물론이고 참여연대 등 사법개혁을 지지해온 시민단체들까지 남용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판검사들의 악의적 법 왜곡은 형법상 직권남용죄나 징계 탄핵 등 현행 제도로도 처벌할 수 있다. 법왜곡죄는 지금이라도 접는 게 맞다.

재판소원과 대법관 증원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법원의 확정판결이라도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여부를 따질 수 있게 되면 억울한 피고인을 구제하고, 법원도 헌법을 더 엄격히 준수할 것이란 기대가 있다. 하지만 판결 확정이 지연되고 소송 비용이 늘어나는 등 예상되는 부작용도 만만찮다. 사건 폭증으로 헌재가 과부하에 걸릴 수도 있다. 대법관 증원의 경우 상고심 사건 적체를 해소하는 대안 중 하나로 검토할 수 있다는 의견이 사법부에서도 거론돼 왔다. 하지만 민주당 법안대로 대법관 수를 14명에서 26명으로 급격히 증원할 경우 이재명 대통령이 임기 중 22명을 임명하게 돼 대법원의 정치적 중립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많다.

이런 우려에도 민주당은 별다른 보완책 없이 법안 통과를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 상황이 여기까지 온 데는 사법부가 불신을 자초해 입법의 불씨를 제공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사법제도의 근간을 바꿀 중대 법안을 충분한 숙의 없이 처리하는 게 정당화될 순 없다. 사법 체계 개편에 따른 혼란과 피해가 없도록 법안의 빈틈을 메워야 한다. 시간표를 정해 놓고 서둘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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