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비틀쥬스’서 첫 코믹 캐릭터 연기…“모든 작품, 내겐 도전” “보여주겠다는 마음으로 시작…이제는 손가락 안에 드는 캐릭터” “처음엔 반신반의…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가늠 안 돼 긴장” “금쪽이 같은 비틀쥬스…정통 코미디 연기하면 정성화형 못이겨”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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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게 말하면 도전 정신이고, 다르게 이야기하면 ‘보여주겠다’는 마음도 솔직히 있었죠.”
가수 겸 뮤지컬 배우 김준수는 23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가진 라운드 인터뷰에서 뮤지컬 ‘비틀쥬스’에 도전한 배경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김준수는 “(비틀쥬스는) 지금껏 해온 작품들과 결이 너무 다르다. 그것 때문에 선택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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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16일 개막한 ‘비틀쥬스’는 이승과 저승 사이에 갇힌 유령 비틀쥬스가 벌이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김준수는 정체불명의 저승 가이드이자 100억년 묵은 악동 유령 비틀쥬스를 연기하고 있다.
그가 그간 맡아온 역할과는 확연히 다르다. 직전 작품 ‘알라딘’에서도 밝은 면모를 보였지만, 본격적인 코믹 캐릭터는 이번이 처음이다.
2003년 그룹 ‘동방신기’로 데뷔한 김준수는 2010년 ‘모차르트!’에서 볼프강 모차르트 역을 맡아 뮤지컬 배우로 첫발을 뗐다. 이후 꾸준하게 무대에 오르며 카리스마 있는 역할을 주로 맡아왔다.
“캐스팅이 발표때 다들 의아해하지 않았나요? 저 역시 반신반의했어요. 기사가 나기 전날까지도 ‘내가 맞을까’하는 생각을 수십번 했던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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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뮤지컬 ‘드라큘라’)도, 토드(뮤지컬 ‘엘리자벳’)도 처음엔 ‘안 어울린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런데 공연을 하고 나면 ‘김준수가 어울리는 역할을 찾았다’는 식으로 평가가 바뀌더라고요.”
그는 그런 평가를 ‘그만큼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면서도 한편으론 ‘언제까지 이런 말을 들어야 할까’하는 생각도 했다고 털어놨다.
“‘비틀쥬스’를 잘해내면 그런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사라지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이번 시즌 ‘비틀쥬스’는 2021년 초연보다 한층 과감하고, 직설적인 대사가 더해졌다. 수위 높은 유머와 거침없는 표현은 쉽지 않은 과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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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이 확신으로 바뀐 순간은 첫 공연이었다.
“다른 작품들과 달리 관객이 내 캐릭터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가늠이 안 됐어요. 그런데 처음 욕을 하는 장면에서 (객석이) 빵 터지더라고요. 그때 ‘아 됐다’하고 마음이 풀렸어요. 첫 공연을 끝내고는 그 어떤 때보다 마음이 후련해졌죠.”
무대에서 김준수는 끊임없이 애드리브를 더하고, 객석과 직접 호흡한다. 초반에는 여러 개의 리액션을 준비해 두고 상황에 맞춰 꺼내썼다면, 이제는 관객 반응에 즉각 대응할 만큼 여유가 생겼다.
“스스로를 계속 채찍질하는 편이에요. 안주하면 안 되는 게, (무대에 서는 게) 너무 감사하다는 걸 알거든요. 회전문(반복 관람) 관객을 위해서도, 하나라도 다른 애드리브를 하려고 합니다.”
비틀쥬스 역은 김준수 외에도 정성화, 정원영이 연기하고 있다. 김준수는 기존의 징그럽고 흉측한 비틀쥬스를 자신에 맞춰 ‘금쪽이’ 같은 모습으로 어필하고 있다.
그는 “금쪽이처럼 떼쓰고 앙탈부리는 비틀쥬스가 내겐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해야 경쟁력이 있을 것 같았다”며 “정통 코미디처럼 익살스럽고 괴기스럽게 한다면 성화 형을 이길 자신이 없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그러면서 “각자의 매력이 잘 버무려진 것 같다”고 했다.
‘비틀쥬스’는 김준수에게 코미디극의 매력을 일깨워준 작품이기도 하다.
“(관객들의) 웃음소리를 들으면 정말 기분이 좋아요. 본격 코미디극을 더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죠. 모든 작품에 애착이 간다고 말하긴 어려운데, 비틀쥬스는 또 하고 싶은 캐릭터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요.”
올해는 가수로서의 활동도 예고했다.
김준수는 “그 다음 앨범은 꽤 오래 걸릴 것 같아 이번이 ‘마지막 앨범’이란 마음으로 심혈을 기울여 준비하고 있다”며 “이후 여러 작품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비틀쥬스’는 다음 달 22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에서 만날 수 있다.
“죽음이 별거 아니라는 식으로 이야기하지만, 역설적으로 ‘삶을 소중히 대해라’는 메시지가 있어요. 가족 간의 끈끈한 사랑도 있고요. 편하게 보시면서 짠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니 많이 보러오세요.”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