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법무 “인용률 3% 바늘구멍 뚫었다”
(서울=뉴스1)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부가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을 상대로 한 국제투자분쟁(ISDS) 사건 중재 판정의 영국 법원 취소소송에서 승소한 것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2.23
법무부는 23일 한국 정부가 이날 오후 엘리엇을 상대로 한 국제투자분쟁 사건 중재판정 영국 법원 취소소송에서 승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승소는 정부가 법무부를 중심으로 합심해 절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영국 법원을 설득한 결과 얻어낸 소중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앞서 옛 삼성물산의 주주인 엘리엇은 반대해왔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이 성사되자, 국민연금공단의 합병 찬성 의결권 행사 등을 문제 삼아 2018년 7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근거해 ISDS를 제기했다. 당시 엘리엇이 요구한 배상액은 7억7000만 달러(약 1조1270억 원)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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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한국 정부는 같은 해 7월 중재지인 영국 런던 법원에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한국 정부는 국민연금공단을 국가기관으로 간주하고 한국 정부의 압력행사로 인한 손해를 인정한 중재판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2024년 8월 영국 1심 법원은 한미 FTA 해석상 정부가 주장하는 취소사유는 적법한 취소사유가 아니라며 한국 정부의 소를 각하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항소했고, 지난해 7월 영국 항소법원은 한국 정부가 주장하는 취소사유는 적법한 취소사유에 해당한다며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본안판단을 위해 사건을 1심으로 환송했다.
이후 진행된 환송 1심에서 영국 1심 법원은 한국 정부가 주장하는 취소사유에 대한 본안 심리 결과 취소사유를 인용해 중재판정을 일부 취소하고 사건을 중재절차로 환송했다. 한국 정부에 따르면 영국 법원은 국민연금은 정부와 별개의 법인격을 보유한 점, 공적연금기금의 운용이 치안, 국방 등 국가의 핵심 기능에 해당하지 않는 점, 국민연금의 일상적 의사결정이 정부에 완전히 종속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대한민국 정부는 엘리엇의 6분의 1에 불과한 소송비용을 쓰고도 인용률 3%의 취소소송 바늘 구멍을 뚫어냈다”며 “이는 2018년부터 8년 간 오로지 한국의 승소를 위해 한마음으로 헌신한 법무부,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의 모든 공직자들과 정부 대리인단, 이들을 믿어주신 국민 여러분들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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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