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말 中방문 시진핑과 정상회담 “미국산 대두 구입 쥔 中, 유리한 위치 천연가스 등 구매 압박도 어려워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대법원 관세 판결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2026.02.21 워싱턴=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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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대법원이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가 적법하지 않다는 판결을 내린 가운데 이번 판결이 3월 말∼4월 초 중국 방문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중국 협상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미국 블룸버그통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싱가포르 매체 롄허조보 등이 22일 전망했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 베이징의 한 정치학자는 SCMP에 “관세 부과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지렛대가 사라졌다”며 중국 당국이 여유롭게 현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로 일격을 당한 트럼프 대통령의 어려운 상황을 이용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강경한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산 대두 구입 등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민감한 분야에서 중국이 보다 강하게 나올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직후인 지난해 초부터 불거진 미국과의 무역갈등으로 대두 등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거의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부산에서 가진 미중 정상회담 뒤 미국산 대두 구매를 재개했다. 트럼프 행정부 측은 중국이 올해부터 향후 3년간 중국이 매년 최소 2500만 t(톤)의 미국산 대두를 구매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은 이번 미 연방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대두 수입에서 이전만큼 적극적으로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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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주로 수입하는 브라질산 대두가 미국산 대두보다 훨씬 싸다는 점도 중국에 유리한 요소다. 우 교수는 “브라질산 대두보다 비싼 미국산 대두를 중국이 사도록 하려면 트럼프 대통령이 첨단 기술 관련 규제 완화, 대만 의제 등에서 중국에 더 많은 양보를 해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대두 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보잉 항공기, 천연가스 등 미국산 에너지의 대규모 구매를 압박하는 일 또한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국이 자국이 보유한 희토류를 미국과의 무역협상 카드로 이용해 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중국이 ‘희토류 무기화’에 재차 나설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중국이 미국 측에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축소 등을 강하게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좌절은 시 주석의 승리처럼 보이는 모양새라고 블룸버그통신은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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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