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휴일 진료 ‘달빛어린이병원’ 134곳 중 60곳 서울-경기-인천에 진료 건수 4년새 4.6배 급증했지만 강원-울산 3곳… 전남-광주 4곳뿐 전문의 부족해 환자 그냥 보내기도… “경증-중증 분리운영, 지원 늘려야”
전남 순천시에서 밤 12시까지 문을 여는 소아청소년과 의원은 야간 진료 예약이 조기에 마감될 정도로 매일 밤 어린이 환자가 몰린다. 인접한 여수시, 고흥군 등에서 차로 1시간씩 걸려 우는 아이를 안고 찾아오는 부모들이 적지 않다. 이 병원 관계자는 “밤에 당직을 서는 전문의가 1명뿐이라 어쩔 수 없이 돌려보내는 환자도 많다”고 했다.
● 지정 병원, 수도권에 45% 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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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강원과 울산은 각 3곳, 전남과 광주, 제주는 각 4곳에 불과해 취약 시간대에 소아 환자 진료를 보기가 쉽지 않다. 김주형 전주다솔아동병원장은 “전북 전역뿐 아니라 충남 서산에서도 환자가 온다”며 “젊은 의사들은 야간과 휴일 근무를 기피해 근무할 의사를 구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야간에 문을 열었지만 소청과 전문의가 없어 진료를 받지 못하는 사례도 생기고 있다. 경기 성남시에 사는 차모 씨(38)는 10개월 된 딸의 열이 떨어지지 않아 지난달 인근 달빛어린이병원을 찾았지만 소청과 전문의가 없어 진료를 거부당했다. 이처럼 소청과 전문의가 아예 없는 달빛어린이병원은 전국 134곳 중 8곳이다. 달빛어린이병원은 내과,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포함된 의료기관도 지정될 수 있다.
● “기능별로 나눠 차등 지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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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어린이병원 기능을 경증 환자를 진료하는 의원형과 준응급 대응형으로 분리해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역할별로 지원을 달리해 수가(건강보험으로 지급하는 비용)를 늘리면 의료기관의 참여를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최용재 대한아동병원협회 회장은 “경증 환자 중심의 의원형과 준중증 환자까지 받는 준응급 대응형으로 나눠 지원하면 달빛어린이병원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