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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램마겟돈’ 시대?…엔비디아-메타 공급 계약에 HBM 수혜 전망

입력 | 2026-02-18 21:34:28


인공지능(AI) 칩 공급난이 심화되면서 반도체 기업 몸값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확충을 위해 유례없는 규모의 투자에 나서며 반도체 업계에 대한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앞으로 수년간 메타에 블랙웰, 루빈 등 수백만 개의 AI 칩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구체적인 금액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시장조사업체 IDC의 최근 추산에 따르면 엔비디아 AI 칩은 개당 평균 1만6061달러(약 2326만 원)로 100만 개를 구입할 경우 약 23조 원 이상이 필요하다.

엔비디아 젠슨황(왼쪽)과 메타 창립자 마크 저커버그. AP 뉴시스

업계는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사인 메타가 이번에 또다시 대규모 AI 칩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주목하고 있다. 메타는 지난해 말 엔비디아 칩을 대체할 구글의 AI 칩 텐서처리장치(TPU) 도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동안 엔비디아 칩에 최적화된 메타의 기술 생태계와 최신 칩 루빈의 우수한 성능 등을 고려해 결국 엔비디아를 다시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메타는 특히 엔비디아의 AI 칩 가운데 루빈 등 그래픽처리장치(GPU)뿐만 아니라 그레이스 중앙처리장치(CPU)까지 사들여 데이터센터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북미 주요 빅테크 가운데 엔비디아 CPU를 데이터센터용으로 채택한 것은 메타가 처음이다. AI 업계에서 데이터센터용 CPU는 주로 인텔이나 AMD 제품이 사용됐다. 업계 관계자는 “GPU 중심에서 CPU까지 엔비디아의 AI 생태계가 확장되며 기술 기업들의 엔비디아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메타가 CPU, GPU, 통신망, 소프트웨어 전반에 걸쳐 차세대 AI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엔비디아의 모든 기술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가 대규모 AI 칩 공급 계약을 따내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의 수혜도 기대된다. 엔비디아의 AI 칩에는 삼성, SK의 첨단 메모리 반도체가 탑재되기 때문이다.

최근 AI 발 수요 폭증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수직 상승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 SK가 올해부터 양산 출하에 나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6세대(HBM4)의 가격은 이전 세대(HBM3E) 대비 두 자릿수 인상률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1분기(1~3월) D램 계약 가격이 전분기 대비 최대 60%까지 올랐다고 분석했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쌓아 만드는 첨단 메모리 반도체다. 

올해 빅테크들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더 늘어나며 이 같은 AI 칩 품귀는 심화될 전망이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아마존은 올해 데이터센터 시설투자 등 자본지출(CAPEX)로 각각 1800억, 2000억 달러를 사용할 예정이다. 모두 연간 기준 역대 최대로, 전년 대비 50~100% 증가한 규모다.

블룸버그는 “당분간 메모리 공급난이 회복될 가능성은 낮다”며 “업계에선 이를 두고 ‘램마게돈(RAMmageddon)’이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했다. 메모리 반도체를 뜻하는 ‘램’과 지구 종말을 가리키는 ‘아마겟돈’을 합친 신조어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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