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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민권운동 상징’ 제시 잭슨 별세…트럼프 “자연 같은 존재” 애도

입력 | 2026-02-18 14:23:00

AP 뉴시스


“나도 소중한 사람이다(I am Somebody).”

미국 흑인 민권 운동의 상징인 제시 잭슨 목사가 17일(현지 시간)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성명을 통해 발표했다. 향년 84세.

유족은 부고를 알리는 성명에서 “아버지는 전 세계의 억압받고 소외된 이들, 목소리 없는 이들을 섬기는 지도자였다”고 추모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유족은 잭슨 목사가 시카고 자택에서 평화롭게 별세했다고 밝혔다. 정확한 사인은 밝히지 않았다. 앞서 잭슨 목사는 2017년 파킨슨병 투병 중인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잭슨 목사는 그의 멘토였던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주도한 1960년대 민권 운동 시절부터 미국 흑인과 소외 계층의 인권 증진에 앞장서 왔다. 시카고를 기반으로 활동하며 1984년 흑인 인권을 비롯해 여성과 성소수자 권익까지 아우르는 민권 단체 ‘전미 무지개 연합’을 설립했다. 1996년 ‘레인보우푸시연합(RPC)‘으로 조직을 확대, 미국 내 소외계층을 대변하는 활동을 강화했다.

지난해 3월 9일(현지시각) 미 앨라배마주 셀마에서 제60주년 ‘피의 일요일’(블러디 선데이)을 기념해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대표, 알 샤프턴 목사, 제시 잭슨 목사 등이 에드먼드 페터스 다리를 지나 행진하고 있다. 1965년 3월 7일, 참정권을 요구하는 흑인들의 시위가 열려 경찰이 이를 강경 진압하면서 유혈 사태가 벌어져 ‘피의 일요일’이라고 부르며 이후 9일과 21일 총 세 차례의 행진이 이어지면서 린든 존슨 당시 대통령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투표권 보장을 골자로 하는 투표권법에 서명했다. 2025.03.10 [셀마=AP/뉴시스]

잭슨 목사는 흑인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한 정치세력화에도 적극 나섰다. 인종, 성, 종교를 뛰어넘어 소외된 이들을 결집한 무지개 연합은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의 대선 승리를 뒷받침한 토대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잭슨 목사 스스로도 1984년과 1988년 두차례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해 저력을 보여줬다. 뉴욕타임스(NYT) “잭슨 목사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시민권 운동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 사이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흑인 인물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공식적인 직함은 없었지만 시리아, 쿠바, 이라크, 세르비아 등 해외 분쟁지에 억류된 미국인과 타국인들의 석방을 끌어내는 데도 역할을 했다. 1986년엔 우리나라를 찾아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하고, 가택연금 상태였던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났다. 

그의 별세 소식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전직 미국 대통령들은 일제히 추모 메시지를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잭슨 목사와 함께 찍은 사진을 10여장 올리며 “나는 대통령이 되기 훨씬 전부터 그를 잘 알았다”며 “제시는 그 이전에도 보기 드문 자연 같은 존재(force of nature)였다”고 칭송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그는 두차례에 걸쳐 역사적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며 내가 이 나라 최고위 직책에 도전하는 캠페인의 토대를 깔았다”며 “우리는 그와 같은 거인들의 어깨 위에 서 있다”고 애도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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