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14일 오전 대구 수성구 정화여고에서 고3 수험생들이 담임교사와 함께 전날 치른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가채점을 하고 있다. 2025.11.14 뉴스1
교육부가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문제가 됐던 ‘불수능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영어 영역 출제위원 중 현직 교사의 비중을 대폭 높이기로 했다. 또 2028학년도 모의평가부터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수능 영어 지문을 만들 방침이다.
하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이 같은 방안으로는 수능 난이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울 뿐더러 AI를 활용한 새로운 지문 도입이 또다른 사교육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수능 출제위원에 교사 늘리고 전문성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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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선 방안에 따르면 2027학년도 수능부터 영어 영역 출제위원의 교사 비중을 기존 33%에서 50%로 높이기로 했다. 다른 과목에 비해 현직 교사 비중이 낮아 수험생의 실제 학업 수준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출제위원 선발 과정에서도 수능, 모의평가 등 출제 이력이나 교재 집필 이력을 확인하는 등 교과목 전문성을 꼼꼼히 따질 예정이다. 사교육 카르텔 논란으로 2025학년도 수능부터 출제위원을 수능 통합 인력은행에서 무작위로 추출했는데, 전문성에 대한 검증이 부족했다는 판단에서다.
또 수능 난이도 점검 절차를 개선하기 위해 ‘영역별 문항 점검위원회’를 신설해 출제 오류뿐만 아니라 난이도를 함께 다루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문제 1개당 통상 5, 6단계의 점검 과정이 필요해 이를 위한 여러 위원회가 산재해 있다”며 “영역별 문항 점검위는 이들을 묶은 통합위원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른바 ‘킬러 문항’을 판별하기 위해 도입했던 ‘수능 출제점검위원회’에 난이도 점검 역할을 추가하고 현장 교사 의견 반영도 대폭 늘린다.
● 난이도 조절 문제 여전히 해결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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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AI를 활용해 지문을 만드는 방식으로 이 같은 문제를 차단하고 2028학년도 모의평가부터 AI를 활용해 만든 영어 지문을 시범 도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AI를 활용해 새로운 지문을 창작할 경우 낯선 지문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이 느끼는 체감 난이도가 확연히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2022학년도 수능부터 EBS 간접연계 방식이 도입된 뒤에도 영어 영역의 난이도는 널뛰기를 이어왔다. 또 AI를 활용한 지문의 내용의 정확성 여부를 검증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수능 출제위원에 교사 비중을 늘린다고 해서 난이도 격차를 줄일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어의 경우 출제위원 가운데 현직 교사 비중이 영어보다 높았지만 난이도 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능 도입에 앞서 일선 학교에서 유사한 시험 출제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윤희철 한국영어관련학술단체협의회 공동대표는 “AI를 활용한 문제 출제 방식이 도입되면 사교육 혜택을 받는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 간 차이가 더 벌어질 것”이라며 “교과 과정이나 학교 시험에서 AI 활용 지문 등을 학생들이 먼저 체험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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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