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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제출 반성문에 “술 먹고 죽인게 그리 큰 잘못이냐”

입력 | 2026-02-11 10:30:00

지인 살해 50대, 1심 징역 20년 선고받자
억울하다며 항소…재판부 “죄질 나빠” 기각




동아일보DB

‘아버지에게 예의 바르게 행동하라’는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30대 지인을 살해한 50대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고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이의영)는 10일 살인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50대 A 씨와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A 씨는 지난해 7월 2일 오후 10시 20분경 전남 여수시의 한 선착장에서 같이 일하며 알게 된 30대 B 씨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조사 결과 A 씨는 ‘아버지에게 예의 바르게 행동하라’는 취지의 훈계를 B 씨가 듣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2018년에도 B 씨를 둔기로 폭행해 특수상해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지만, 이후에도 B 씨와 친분을 유지했고 범행 당일에는 바다낚시 여행을 함께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이 계획적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범행 직후 119에 구조를 요청한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며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A 씨는 1심 선고에 대해 ‘술 먹고 사람을 죽인 게 그렇게 큰 잘못이냐. 1심이 내린 형량이 너무 무거워 아픈 마음에 항소했다’는 내용의 반성문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검사는 이에 “피해자는 30대 나이에 모든 것을 잃었다. 반성도 없이 출소 후 어떻게 살지를 써놓은 피고인의 반성문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원심보다 중한 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 경위와 잔혹성에 비춰볼 때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 피고인은 피해자 유족을 위로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다”며 “다만, 우발적 범행으로 보이는 점, 범행 후 119에 신고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원심은 정당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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