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라이문트가 스키 점프 2차 시도에서 활강하고 있다. 이 시도에서 그는 106.5m를 날았다. AP/뉴시스
고소공포증으로 월드컵 출전을 포기했던 독일 스키점프 선수 필립 라이문트(26·사진)가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10일 이탈리아 프레다초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키점프 남자 개인 노멀힐 결승에서 라이문트는 1, 2차 시기 합계 274.1점을 획득하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라이문트의 우승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이변이었다. 그는 이전까지 월드컵 개인전 우승 경력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이번 대회 전까지 세계 랭킹 6위에 머물렀던 그는 결승에서 우승 후보인 일본의 고바야시 료유, 독일의 안드레아스 벨링거과 맞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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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공포증으로 월드컵마저 기권했던 독일의 필립 라이문트가 2026 밀라노 동계올림픽 스키점프 노멀힐에서 배후풍의 위기를 역발상 비행으로 극복하며 깜짝 금메달을 차지했다. AP/뉴시스
무엇보다 그를 괴롭힌 건 심리적 압박이었다. 라이문트는 지난해 3월, 고소공포증을 이유로 월드컵 경기에서 기권했다. 당시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나는 고소공포증이 있다”며 “보통은 잘 통제해 경기 중에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가끔 공중에서 몸이 흔들릴 때가 있다”고 털어놨다.
이번 올림픽 결승에서도 위기는 있었다. 앞서 뛴 폴란트의 카츠페르 토마시아크가 비거리 107m를 기록하며 라이문트를 거세게 압박했다. 설상가상으로 마지막 주자로 나선 라이문트에게 강력한 뒷바람(Tailwind)까지 불어닥쳤다. 뒷바람은 선수의 스키를 아래로 내리눌러 비행 자세를 망가뜨리는 치명적인 변수다.
● “그저 바람에 몸 맡겨야 했다” 금메달 쾌거
필립 라이문트가 포디움(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서 환호하고 있다. AP/뉴시스
고소공포증으로 월드컵마저 기권했던 독일의 필립 라이문트가 2026 밀라노 동계올림픽 스키점프 노멀힐에서 배후풍의 위기를 역발상 비행으로 극복하며 깜짝 금메달을 차지했다. AP/뉴시스
그렇지만 라이문트는 오히려 대담한 선택을 했다. 다리의 힘을 빼고 그저 바람에 몸을 맡기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큰 심호흡과 함께 활강을 시작한 그는 “(그때는) 그저 몸을 일으켜 비행에 맡겨야 한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2차 시기에서 106.5m를 기록, 비거리는 토마시아크보다 짧았으나 완벽한 비행 자세로 높은 가산점을 얻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경기 후 라이문트는 “월드컵 우승도 없던 내가 올림픽 챔피언이 됐다니 정말 믿기지 않는 일이다”라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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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