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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처법 1호’ 삼표 양주 채석장 사고… 법원, 정도원 회장 1심 무죄

입력 | 2026-02-10 15:07:00

2022년 1월 29일 경기 양주시 삼표산업 골재 채취장에서 발생한 토사 붕괴 사고 현장. 뉴스1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첫 사고로 기록된 삼표산업 양주 채석장 붕괴 사고와 관련해 법원이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번 판결은 중처법상 경영책임자의 책임 범위를 둘러싼 첫 사법적 판단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의정부지방법원 형사3단독 이영은 판사는 10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 회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실질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정 회장이 중처법에서 규정한 ‘경영책임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라며 “정 회장이 그룹 차원에서 현안을 공유한 자리가 안전보건 경영상의 최종 결정을 내리는 자리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건은 2022년 1월 29일 경기 양주시 삼표산업 양주 사업소에서 발생했다. 채석 작업 도중 토사가 붕괴되면서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3명이 매몰돼 숨졌다. 해당 사고는 중처법 시행 이틀 만에 발생해 이른바 ‘중처법 1호 사고’로 기록되며 사회적 관심이 집중됐다.

중처법은 사업장에서 중대한 산업재해가 발생할 경우, 안전 확보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경영책임자에게 형사 책임을 묻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의 핵심은 사고 당시 정 회장이 중처법이 규정한 ‘경영책임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검찰은 정 회장이 그룹 전반의 안전·보건 관련 사항을 보고받고 지시해온 점을 근거로 사고 예방에 대한 실질적이고 최종적인 책임을 지는 인물이라고 판단했다. 검찰은 붕괴 위험을 사전에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충분한 안전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정 회장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억 원을 구형했다.

반면 정 회장 측은 지주사와 그룹 회장은 안전 관리 체계를 지원하는 역할에 그쳤을 뿐, 현장의 구체적인 안전 관리와 최종 의사결정은 각 계열사 대표이사와 사업소 책임자의 권한이라는 입장을 재판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중처법상 ‘경영책임자’의 범위를 비교적 엄격하게 해석한 첫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대기업 집단에서 지주사 회장과 계열사 대표이사, 현장 책임자 간 책임의 구분에 대한 사법적 판단이 제시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검찰의 항소 여부에 따라 이번 사건은 상급심 판단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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