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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빗썸, 비트코인 오지급 인지 71분 뒤에야 당국에 보고

입력 | 2026-02-10 16:25:00

가격 급락에 강제청산 64건…고객 수억원 피해




이벤트 보상 과정에서 비트코인(BTC) 62만 개(약 62조 원)를 잘못 지급하는 사태가 발생한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일주일간 수수료 면제 등을 시작한 9일 서울 강남구 빗썸라운지 강남점 전광판에 가상자산 시세가 나오고 있다. 2026.2.9 ⓒ 뉴스1

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비트코인 오지급을 인지한 지 71분이 지나서야 비로소 금융 당국에 사건을 구두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산 사고가 났을 때 가상자산 사업자에도 은행이나 증권사에 준하는 신속 보고 규정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태가 신속하게 수습되지 못해 비트코인 시세가 급락하면서 강제 청산 사례가 60여 건 발생하는 등 수억 원대의 소비자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실이 빗썸을 통해 받은 ‘랜덤박스 이벤트 BTC 오지급 사고 경과보고’ 등에 따르면 빗썸은 비트코인 오지급을 인지한 7일 오후 7시 20분으로부터 1시간 11분이 지난 8시 31분 금감원에 사건을 보고했다. 사건 인지 뒤 소비자에게 공지하기까지는 5시간 넘게 걸렸다. 과거 빗썸이 체결 오류, 주문 지연 등 다른 전산 오류나 거래 중단 사고를 냈을 때에 비해 늑장 대응을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빗썸이 지난해 9월 2일 밤 11시22분경 체결 시스템 오류로 인한 거래 장애 사고를 냈을 때는 소비자 공지까지 23분이 걸렸다. 2024년 12월 3일 밤 10시 36분 시세 급등락으로 인한 사용자 접속 폭증으로 홈페이지 접속이 지연됐을 때는 22분이 지나 소비자 공지가 나왔다. 대응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빗썸 측은 “검사를 받고 있어 설명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번 사례를 계기로 2단계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을 마련할 때 가상자산 사업자에도 전산·보안 사고에 대한 신속 보고 의무를 은행·증권사 수준으로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지급 사태의 혼란이 길어지며 빗썸의 가상자산을 담보로 다른 가상자산을 대출받았던 고객 64명이 담보 가치 하락에 따른 강제 청산으로 수억 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당일 오지급된 비트코인 1788개가 매물로 나오면서 9500만 원대였던 가격은 8111만원까지 떨어졌다. 고객이 담보로 맡긴 비트코인의 가격이 급격히 내려가자 강제청산을 막기 위해 맡겨둔 일종의 보증금인 증거금이 갑자기 줄어 강제청산이 진행된 것이다.

다만 빗썸은 강제청산 사례 가운데 오지급 사건과 무관하게 청산된 사례도 포함돼 실제 피해자는 30여 명 수준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향후 강제청산을 당한 이용자들과 공방이 예상된다.

법원 안팎에선 대체로 빗썸이 아직 회수하지 못한 130억 원 규모의 비트코인에 대해서 민사상으로 부당이득을 반환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사장 출신 김기동 변호사는 “가상자산이 착오 송금되는 경우 상대방은 법률상 원인 없이 재산적 이익을 취득한 것”이라며 “이로 인해 송금자가 손해를 입었으므로 부당이득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반환자에 대한 형사처벌이 이뤄지려면 대법원 판례가 변경돼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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