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초년생 상대 돈 뜯는 범죄자들 동영상 시청-코인구매 ‘미션’ 시키고… 참여비-수수료 등 명목으로 돈 뺏어 중간에 그만두려면 위약금 요구도 채용 플랫폼 ‘사장 ID’ 범죄에 악용… “ID 거래 처벌-플랫폼 책임 강화를”
“송금 등 간단한 미션만 하면 어린 나이여도 쉽게 돈 벌 수 있어요.”
지난달 21일 서민재(가명·19) 양에게 아르바이트를 제안하는 전화가 왔다.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용돈을 벌고자 구인·구직 사이트에 올린 이력서를 보고 연락이 온 것. 사이트에 업체 사장으로 등록된 ID였고 실제로 송금 등 ‘미션’을 하고 나니 몇만 원을 얹어 돌려주기도 했기에 믿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점차 ‘미션 금액’이 수십만 원으로 늘더니 위약금 명목으로 100만 원이 넘는 돈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서 양은 그렇게 3일간 200여만 원을 뺏긴 후에야 지난달 25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피해를 신고했다.
● 20세 이하 사기 피해 10년 새 2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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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적인 범죄 행태도 있다. 영화수입배급사협회는 지난달 29일 긴급 입장문을 내고 “실존하는 영화사의 로고와 사업자등록증을 도용해 ‘영화 리뷰 작성 아르바이트’를 명목으로 돈을 뜯어 가는 사례가 속출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들은 단순 리뷰 업무를 제안한 뒤 영화 예매권 구매나 수수료 명목으로 입금을 유도하는 수법을 썼다.
이처럼 아르바이트를 찾는 젊은 층을 노린 사기 피해가 증가하는 추세다. 대검찰청 범죄분석 통계에 따르면 2024년 피해자가 20세 이하였던 사기 사건의 입건 건수는 2만4869건으로 2014년(1만2094건) 대비 약 2.1배로 증가했다.
● 텔레그램서 ‘사장 ID’ 버젓이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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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한 구인·구직 사이트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불법적인 공고를 올리는 사업자에 대해 상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지만 음지 거래까지 탐지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불법 ID 거래에 대한 플랫폼의 책임을 강화하고, 공적 인증 도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춘식 아주대 사이버보안학과 교수는 “구인 기업으로부터 일정액의 수수료나 광고비를 받는 사이트도 관리 책임이 있다”며 “피해액 일부를 사이트가 변상하게 하면 관리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구인 업체에 대한 신뢰도를 평가해 인증해 주는 제도나 공식 기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