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겨울올림픽 D-3] 스키 구아이링, 중국 팬들 비난에 날선 반응 베이징올림픽때 金 2개 ‘대륙의 아이콘’ 우뚝 美서 생활하자 여론 싸늘… 밀라노 성적 관심
구아이링이 지난해 국제스키·스노보드연맹(FIS) 월드컵에서 금메달을 딴 뒤 활짝 웃고 있는 모습. 장자커우=AP 뉴시스
4년 전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중국 설상 종목 역사상 첫 금메달을 딴 구아이링(미국명 에일린 구·23)이 지난달 2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남긴 글이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먹튀’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자 날 선 반응을 보인 것이다.
4년 전 상황은 정반대였다. 베이징 올림픽을 통틀어 최고 ‘히트 상품’은 미국에서 중국으로 귀화한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 구아이링이었다. 아버지가 미국인, 어머니가 중국인인 그는 원래 미국 국가대표 선수로 국제 대회에 출전하고 있었다. 그러다 베이징 올림픽을 2년여 앞둔 2019년 6월 “앞으로 중국 선수로 뛰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가슴에 오성홍기를 달고 올림픽에 나가 금 2개, 은메달 1개를 목에 걸며 ‘대륙의 체면’을 한껏 세워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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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태어나 중국으로 귀화한 프리스타일 스키 스타 구아이링은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금 2개, 은메달 1개를 목에 걸며 ‘대륙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광고 시장에서 주가를 높인 구아이링은 명품 브랜드 루이뷔통의 모델로 활동했다. 파리=AP 뉴시스
하지만 찬사가 비난으로 바뀌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올림픽이 끝난 뒤 구아이링은 미국으로 돌아가 일상으로 복귀했다. 모교인 명문 스탠퍼드대에 다니는 모습 등을 소셜미디어에 올렸지만 중국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2023년 3월 구아이링이 약 10개월 만에 다시 중국 땅을 밟았을 때 ‘웨이보’ 등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돈이 떨어져서 다시 왔냐”는 등 비난하는 글이 쏟아졌다.
중국 대표 포털사이트 ‘바이두’에서 구아이링을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로 ‘국적’, ‘영문 이름’, ‘아버지의 약력’ 같은 키워드가 뜬다. 중국 ‘인민’이 여전히 구아이링을 ‘우리’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소셜미디어에서는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지만 구아이링은 최근 런민일보 등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당했던 큰 부상과 올림픽 후유증을 극복한 과정 등을 부각하며 눈물을 보였다. 인간적인 모습으로 중국인들에게 다가가려는 행보로 해석할 수 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에서 구아이링은 전대미문의 프리스타일 스키 3관왕(하프파이프, 슬로프스타일, 빅에어)에 도전한다. 이 중 주력 종목인 하이파이프에서는 이번 시즌 월드컵 3연패를 기록 중이다. 그가 이번 올림픽을 통해 ‘대륙의 아이콘’으로 돌아올지, 미국과 중국을 모두 등진 ‘배신의 아이콘’으로 남을지 또 하나의 관심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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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