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 동의 없는 CCTV 영상 증거 자료 제출…1심 유죄 2심 “범죄자 동의 못 받으면 수사 어떻게 하나” 무죄 선고
광주법원.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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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이 찍힌 아파트 CCTV를 고소인이 경찰에 수사 자료로 제출하는 것은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광주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김종석)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50만 원의 선고유예 판결을 선고 받은 A 씨에 대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광주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인 A 씨는 지난 2023년 8월 ‘다수로부터 감금, 협박 등 피해를 당했다’는 취지의 고소장을 경찰서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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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기관은 A 씨가 영상에 찍힌 주민의 동의 없이 CCTV를 제3자에게 제공해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한 것으로 봤다.
1심 재판부는 “CCTV 영상 속 피해자가 마스크를 쓰고 있다고 해도, 정보주체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의 정보를 담고 있다”며 “피고인도 가해자 특정 목적으로 영상을 첨부한 것을 볼 때 해당 영상은 개인정보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이미 피고소인을 알고 있어 고소에 반드시 이 CCTV 영상을 제출하는 게 필요하다고 볼 수 없고, 수사 기관의 도움을 받아 영상을 확보하는 등 다른 적법한 수단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범행 경위에 다소 참작할 사정이 있고, 영상이 수사 기관에 대한 증거자료 제출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된 적 없는 점 등을 고려한다”며 벌금형의 선고유예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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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 CCTV는 보안과 범죄 예방 등의 목적으로 아파트 입주민들의 동의를 받아 설치한 것”이라며 “따라서 아파트 입주민들은 모습이 녹화될 수 있고, 관리사무소 내 범죄가 발생하게 된다면 녹화 영상이 증거로 제출될 수도 있다는 사정을 쉽게 예상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부당한 침해를 받은 사람은 누구라도 수사기관에 고소할 수 있고, 고소장에 피고소인에 관한 일정 부분의 개인정보를 기재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영상이 수사기관 이외엔 제공되지 않았고, 수사기관도 이를 범죄수사의 용도로만 사용됐다”며 증거자료 제출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했다.
특히 재판부는 원심이 근거로 든 ‘수사기관을 통한 증거물 확보’에 대해 “수사의 단서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범죄자의 개인정보가 포함된 자료가 범죄자의 동의 없이 수사기관에 제출될 수 없다면 상당수의 사건에서 수사 개시가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개인정보 정보주체의 권리가 침해된다는 사정은 부인할 수 없지만, 국가의 수사권·형벌권 행사를 통한 법익보호, 질서유지라는 공익을 비교하면 정당행위로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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