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여사가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해 있다. 2025.09.24.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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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가 통일교로부터 이권 사업을 청탁하는 대가로 고가의 금품을 받은 혐의에 대해 법원이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함께 실형을 받게 된 것이다. 더구나 영부인 지위를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수단으로 악용했다는 점에서 우리 정치사에 지워지지 않는 오점으로 남게 됐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고가 사치품을 뿌리치지 못하고 수수한 다음 자신을 치장하는 데 급급했다”고 밝혔다. “굳이 값비싼 재물로 두르지 않더라도 검소하게 품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지적도 했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2022년 샤넬백과 그라프 목걸이를 받을 때 정부의 지원을 기대하는 통일교의 청탁임을 알았다고 판단했다. 청탁도 대가성도 없었다는 김 여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통일교 간부였던 윤영호 씨는 건진법사 전성배 씨에게 통일교 사업에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고, 김 여사는 샤넬백을 받은 뒤 윤 씨에게 지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국정에 관여할 어떤 권한도 없는 김 여사가 금품을 대가로 정책에 개입한 것이야말로 국정의 사유화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통일교와의 유착 의혹은 김 여사에 그치지 않는다. 이날 법원은 ‘윤핵관’ 권성동 의원이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윤영호 씨로부터 1억 원을 받은 혐의가 유죄라며 징역 2년을 선고하면서 권 의원이 윤 씨를 윤석열 전 대통령과 연결시켜 줬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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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재판부는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동정범으로 간여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단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 사건은 검찰이 윤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 중 김 여사를 불기소했으나, 특검이 재수사를 통해 기소하는 등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재판부는 또한 김 여사가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명 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위해서만 조사를 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 등으로 무죄를 선고했다. 이와 관련해 재판부는 사실관계가 의심스러울 때는 권력자든 권력을 잃은 자든 피고인의 이익을 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이번 재판 외에도 관직을 대가로 서희건설과 김상민 전 검사,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에게서 고가의 금품을 받은 혐의,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통일교 교인의 집단 당원 가입을 요구한 혐의로 2개의 재판을 더 받는 중이다. 김 여사에 대한 사법심판은 이제 시작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