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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완 밴드 “청춘·임종의 시간 다를 게 없어…시간은 공평하니까”

입력 | 2026-01-27 17:21:00


가수 김창완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복합문화공간 에무에서 열린 김창완밴드 새 싱글앨범 ‘세븐티’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2026.01.27 [서울=뉴시스]

“일흔 살이 이렇게 가까운지 몰랐네. 언덕 내려가 빵집을 지나 동네 입구 널려 있는 술집들처럼, 늘 다니던 길에 칠십 년이 있었네.”

김창완밴드가 2016년 ‘시간’ 이후 10년 만에 선보이는 싱글앨범 ‘세븐티(Seventy)’의 타이틀곡 ‘세븐티’에는 올해 일흔두 살이 된 가수 김창완의 시간이 고스란히 담겼다. 얼핏 세월을 한탄하는 노래로 들리지만, 그보다는 지금 이 순간의 숨결을 끝까지 느끼려는 담담함에 가깝다.

발매 당일인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복합문화공간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그는 “이 노래가 노인의 회한 어린 이야기로만 받아들여질까 걱정됐다”며 “우리가 지금 함께 있는 이 시간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지를 강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청춘의 시간이나 임종을 맞을 시간이나 다를 게 하나도 없지 않을까요.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니까요.”

‘세븐티’는 러닝타임 6분이 넘는다. 잔잔한 포크로 출발하지만 갈수록 사이키델릭과 프로그레시브 록 등 다양한 장르의 색채가 켜켜이 쌓인다. 무심하게 읊조리는 듯한 보컬은 곡이 진행될수록 점차 호소력이 짙어진다. 김창완은 산울림의 명곡 ‘청춘’(1981)과 이 곡을 견주며 “그때는 주워들은 시간 이야기를 썼다. 지금 생각하면 귀엽다”며 “지금의 시간관은 청춘을 만들 당시나 서른 즈음에 만든 ‘백일홍’과도 많이 다르다”고 했다.

싱글엔 유쾌한 정서의 팝 록(Pop Rock) ‘사랑해’도 함께 실렸다. 산울림 초기의 흥겨운 감성을 떠올리게 하는 곡. 재기발랄한 드럼 인트로와 방배중학교 학생들이 참여한 합창 코러스가 인상적이다. 김창완은 “떼창을 해보고 싶어 만든 곡”이라고 했다.

“요새 밴드 하는 후배들 보면 ‘떼창’이 그렇게 많은데, 우리 밴드는 그런 밴드가 아니잖아요. 그래서 뭐로 할까 하다가 다 같이 ‘사랑해’ 하면 얼마나 행복할까 생각했죠.”

김창완밴드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복화문화예술공간에무에서 가진 싱글 ‘Seventy(세븐티)’ 발매 기념 및 전국투어 기자간담회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2026.1.27/뉴스1

내년이면 산울림은 데뷔 50주년을 맞는다. 하지만 김창완은 2008년 멤버이자 친동생인 김창익이 불의의 사고로 숨진 뒤 김창완밴드를 결성해 18년째 활동하고 있다. ‘데뷔 반세기’의 소회를 묻자 “막내가 세상을 떠나며 산울림은 없어졌기 때문에, 데뷔 50주년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며 “대신 산울림의 음악 정신을 가진 김창완밴드가 그 기억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했다.

오랜 기간 싱어송라이터이자 배우, 라디오 진행자로 살아온 그는 어느덧 현대인들에게 ‘큰 어른’으로 불리며 위로의 상징이 됐다. 이에 대해 김창완은 “요즘엔 ‘위로’가 강박에 쫓기는 현대인의 화두가 된 것 같다”며 “위로를 목말라 하는 환경이 안 되면 좋겠다. ‘내 곡이 위로가 됐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안타깝다”고 했다.

김창완밴드는 앨범 발매에 이어 올해 전국 투어 ‘하루’도 이어간다. 다음 달 7일 서울 연세대 대강당을 시작으로 강릉, 용인, 익산, 안산 등에서 공연을 가진다.

반세기를 음악인으로 살아온 그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김창완은 자신을 “머무르지 않는 사람”이라고 했다.

“유목민이 같은 자리에 잠자리를 펴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유명하잖아요. 산울림이 저의 모태인 건 틀림없죠. 하지만 거기에 앉아있진 않겠다는 뜻입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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