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2026 신년 기자회견 ‘함께 이루는 대전환, 모두 누리는 대도약’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미래에 엄청난 에너지 수요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소위 기저전력(상시전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등을 고민해 봐야 되고, 너무 인위적으로 (원전에) 닫혀 있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향후 글로벌 전력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안정적으로 대규모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원전을 부정적으로 봐서는 안된다고 강조한 셈이다.
정부 출범 직후 ‘감원전’을 추진하고, 11차 전기본의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재검토하려던 정책 기조와는 달라진 태도다. 재생에너지를 앞세워서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에 적절히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4년 연 2만7290TWh(테라와트시)였던 전 세계 전력 수요는 2035년까지 40~50%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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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여론은 원전 건설에 찬성하는 쪽이 압도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한국갤럽과 리얼미터에 의뢰해 진행한 ‘미래 에너지 대국민 인식 조사’ 결과 11차 전기본에 담긴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은 갤럽이 69.6%, 리얼미터가 61.9%로 집계됐다. 국내에 원전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80%(갤럽 89.5%, 리얼미터 82.0%)를 웃돌았고, 원전이 ‘안전하다’는 의견도 60%를 넘겼다.
지난해 2월 확정된 11차 전기본에는 2036년까지 0.7GW(기가와트) 규모 소형모듈원전(SMR)을 건설하고, 2038년까지 1.4GW 규모의 대형 원전을 2기 신설하는 계획이 담겼다. 그러나 현 정부 출범 이후 관련 계획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기후부에서 두 차례 정책토론회와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 신규 원전 건설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이 원전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내놓은 데다 국민 여론조사에서 신규 원전 건설 찬성이 우세한 것으로 나온 만큼 신규 원전 건설은 예정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기후부 관계자는 “조만간 신규 원전 추진 방안 등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