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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대신 AI 택했나? 스페이스X, 2200조 IPO 카운트다운[딥다이브]

입력 | 2026-01-22 10:00:00


세계 최고 가치의 비상장기업이 역사상 최대 기업공개(IPO)에 조만간 나설까요. 요즘 글로벌 투자업계의 핫이슈로 떠오른 스페이스X 얘기죠. 일론 머스크의 우주 기업 스페이스X가 올 하반기 IPO에 나설 거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는데요.

‘이건 대박이야. 투자해야 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지만, 다른 한편으론 ‘잠깐만. 정말 그만한 가치 있는 거 맞아?’라는 신중론도 나옵니다. 어찌 됐든 현실화한다면 올해 열릴 올림픽·월드컵 못지않은 이벤트가 될 건 틀림없는 스페이스X IPO를 미리 들여다봅니다.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역대 최대 IPO 기록을 쏠 수 있을까. 스페이스X 제공


*이 기사는 1월 21일 발행한 딥다이브 뉴스레터의 온라인 기사 버전입니다. ‘읽다 보면 빠져드는 경제뉴스’ 딥다이브를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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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생각이 바뀌었나?
2002년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 ‘재사용 가능한 로켓’으로 우주 진입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춰, 우주여행에 혁명을 일으킨 기업이죠. 저궤도에 1만개 넘는 위성을 쏘아 올린 ‘스타링크’를 통해 전 세계 위성통신 서비스 시장을 장악했고요. 현재로선 맞설 만한 경쟁자를 찾기 어려운 글로벌 최대 우주기업입니다.

비상장기업인 스페이스X는 지난해 말 비상장 주식거래에서 무려 8000억 달러(약 1180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어요. 오픈AI(5000억 달러 기업가치)를 제치고 전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비상장기업으로 올라섰죠.

스페이스X가 우주 저궤도에 쏘아 올린 스타링크 위성의 모습. 스페이스X 제공


그리고 이 스페이스X가 올해 하반기 중 IPO를 추진합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주주들에게 IPO 계획을 공유한 스페이스X는 현재 여러 은행과 면담을 진행 중이라는데요. 일론 머스크가 관련된 X 게시물에 ‘정확하다(Accurate)’라는 답글을 남기기도 했죠. 회사의 공식 발표는 아직 없지만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IPO에서 최대 1조5000억 달러(2217조원)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해서, 300억 달러(44조원)를 조달할 거라고 합니다. 만약 이대로 된다면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기록(290억 달러 조달)을 깨는 거죠.

엄청난 규모의 계획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일론 머스크의 생각이 바뀌었단 점이죠. 머스크는 설립 초기부터 스페이스X를 비상장회사로 유지하겠다고 거듭 밝혀왔어요. 화성의 식민지화, 즉 ‘행성 간 이동’이라는 스페이스X의 사명에 집중하기 위해서였는데요.

그는 2013년 스페이스X 직원들에게 이런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저는 화성 수송시스템이 완성되기 전에 스페이스X가 IPO 하는 것을 우려합니다. 화성에 생명체를 정착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는 게 스페이스X의 근본적인 목표입니다. 만약 상장이 그 목표 달성을 저해한다면, 상장을 미뤄야 합니다.” 일단 상장을 하고 나면 장기 목표보단 단기 이윤과 주가 흐름에 더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을 피하고 싶어 한 거죠.

무엇보다 스페이스X는 당장 돈이 급한 상황은 아닙니다. 스페이스X는 예상 매출이 2025년 155억 달러(23조원)에서 2026년 220억~240억 달러(32조~34조원)로 가파르게 성장 중이고요. 공개된 수치는 없지만 이미 흑자를 기록 중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스타링크 가입자 수가 1년 만에 2배로(450만→900만명) 늘어나며, 성장세를 이끌고 있죠.

그럼, 왜 머스크는 이 시점에 IPO에 관심 갖게 됐을까요. 이에 대한 회사 안팎의 설명은 이겁니다. AI(인공지능)의 부상으로 스페이스X의 계획이 일부 바뀌었다는 거죠.


우주 데이터센터를 누가 만들까
AI 기술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여러 국가와 기업들이 막대한 투자금을 데이터센터 건설에 쏟아붓고 있죠. 그런데 그 많은 데이터센터가 쓸 전력은? 물은? 토지는? 인허가는? 지구상엔 제약이 너무나 많은데요.

이 한계를 단번에 뛰어넘을 창의적 아이디어가 바로 ‘우주 데이터센터’입니다. 말 그대로 AI 칩을 탑재한 인공위성을 우주 궤도에 띄워서 데이터센터로 쓰는 거죠(토지 제로). 그럼 태양광패널을 통해 24시간 내내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되고요(전기요금 제로). 이웃 주민들이 건설에 반대하고 나설 걱정도 없습니다(민원 제로). 또 위성의 그늘진 쪽에 방열판을 설치하면 칩에서 발생하는 열을 영하 250도의 우주 공간으로 방출할 수 있죠(물 이용 제로). 지상에서 데이터센터 설립을 허가받고, 건설하고, 전력 연결하는 데 몇 년이 드는 걸 생각하면 건설 기간도 절약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2025년 10월 스페이스X의 스타십 시험비행 발사 장면. AP 뉴시스


그리고 이 공상과학 같은 구상에 따라붙는 가장 중요하면서도 현실적인 질문은 이거죠. 발사 비용이 얼마나 들까요? 경제성이 있을 정도로 싸게, 빨리, 많이 위성을 궤도에 띄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주 데이터센터 사업엔 여러 스타트업뿐 아니라 구글과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 같은 기업도 이미 뛰어들었는데요. 위성을 빨리 대량으로 쏘아 올릴 능력이 이미 입증된 기업은 사실상 전 세계에 한 곳밖에 없죠. 바로 스페이스X입니다.

스페이스X는 이미 팰컨9으로 과거 ㎏당 6만5000달러에 달하던 저궤도 발사 비용을 1500달러(220만원) 이하로 낮춘 바 있고요. 지금은 팰컨9보다도 적재량이 6.5배 많은(150t) 초대형 로켓 스타십을 개발 중입니다. 이 스타십이 상용화된다면 발사 비용은 ㎏당 100달러까지 극적으로 떨어질 전망이죠. 스타십은 지난해까지 11차 시험비행을 했고, 올해 1분기 중 12차 시험비행을 앞두고 있는데요.

일론 머스크는 지난해 11월 X에 올린 글에서 이렇게 밝힙니다. “스타십은 연간 약 300GW, 어쩌면 500GW에 달하는 태양광 발전 AI 위성을 궤도에 올릴 수 있을 겁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연간’이란 거죠. 미국의 평균 전력 소비량이 약 500GW인데, 우주 AI는 2년마다 정보 처리량만으로도 이를 넘어섭니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창업자는 최근 공개된 팟캐스트에서 2026년에 무인 화성 탐사선을 발사하는 게 “성공 확률이 낮은 시도”라면서 이를 연기할 것임을 시사했다. 머스크는 스페이스X 지분 42%를 소유한 최대 주주이다. AP 뉴시스


머스크 특유의 과장 어법을 생각하면 300GW 같은 수치가 근거가 있는지는 솔직히 따져봐야 하겠지만요. 여기서 알 수 있는 건 이겁니다. 스페이스X가 IPO로 방향을 튼 건 결국 AI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라는 걸요.

스페이스X 출신으로 UC버클리 우주과학연구소 운영 책임자인 아비 트리파티는 기술 전문 매체 아르스(Ars)와의 인터뷰에서 머스크가 스타링크 위성을 분산형 데이터센터 네트워크로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게 결정적 전환점이라고 말합니다. “오랫동안 가능성이 희박해 보였던 IPO가 갑자기 중요한 변수로 떠오른 순간이었어요. AI 경쟁의 핵심은 경쟁사보다 빠르게 자산을 축적하고 배포하는 데 있죠. IPO로 확보할 막대한 자금은 머스크의 목표달성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머스크는 이미 테슬라(자율주행, 휴머노이드 로봇)와 xAI(생성형 AI)를 통해 치열한 AI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요. 스페이스X의 우주 데이터센터를 통해 AI 인프라 구축에서까지 앞서 나아가려는 겁니다. 화성으로 가기 전에 일단 지구의 AI부터 정복하겠단 뜻이죠.


그래서 투자해도 되나요?
AI와 우주, 두 핫한 주제의 결합이라니. 시장을 열광하는 분위기입니다. 아직 상장 계획이 구체화되지 않았는데도 ‘어떻게 해야 스페이스X에 투자할 수 있을까’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죠. 그 결과 스페이스X에 일찌감치 투자해 지분을 보유한 기업들(예: 미래에셋증권) 주가가 뛰었고요. 스페이스X를 보유종목으로 두고 있는 해외 ETF(예: Destiny Tech100)가 주목받기도 했죠. 그럼 따져봅시다. 스페이스X, 투자할 만할까요?

스페이스X가 우주산업, 특히 발사 분야에선 10년 이상 앞서 있는 선두 주자라는 점이야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데요. 문제는 가치 평가가 적정하냐+도사리고 있는 리스크 요인은 무엇이냐는 점이겠죠.

2025년 8월 24일, 스페이스X의 초대형 로켓 스타십이 시험 비행을 할 예정인 텍사스 스타베이스 현장 근처에 깃발이 꽂혀 있다. AP 뉴시스


그런 점에서 IPO 전문가인 플로리다대 워링턴 경영대학의 제이 리터 교수가 기술 매체 기즈모도를 통해 지적한 점을 참고할 만합니다. 스페이스X의 2026년 예상 매출은 240억 달러, 목표로 하는 기업가치는 1조5000억 달러이죠. 주가매출비율(PSR, 시가총액÷매출)을 계산하면 62.5배입니다. 매출 1달러당 주가가 62.5달러라는 뜻인데요.

리터 교수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PSR이 40배를 넘는 공모주는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1980~2021년 미국 상장 기업 중 연 매출이 1억 달러 이상이면서 PSR(공모가 기준)이 40을 넘는 기업은 단 13개뿐이었는데요. 이 기업을 공모가로 매수한 투자자의 첫 3년 투자 수익률은 시장 평균보다 38%나 낮았다고 하죠.

그래서 그는 이렇게 지적합니다.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회사가 매출과 이익을 빠르게 성장시켜야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주가가 상장 첫날엔 공모가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지만, 장중 매수했다면 손실로 이어질 수 있죠. 스페이스X는 훌륭한 회사일 수 있지만, 훌륭한 회사라고 해서 반드시 주식 투자에 좋은 건 아닙니다.”

사실 1조5000억 달러라는 목표 가치엔 일론 머스크의 야심 찬 계획-스타십 개발 성공, 스타링크 사업 확장, 우주 데이터센터 개척-이 모두 성공할 거란 가정이 담겨있죠. 하지만 지난해 스타십 시험비행은 5번 중 마지막 두 번만 성공했고요. 업그레이드된 V3 발사체의 시험비행은 아직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기대치를 충족하는 완벽한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하는 거죠.

그리고 여전히 정말 머스크가 스페이스X IPO에 나설지를 의심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애초에 IPO를 망설였던 대로, 스페이스X가 증시 변동성에 휘둘리고 자신의 통제력이 줄어드는 걸 머스크가 원할 리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벤처 투자자 차마트 팔리하피티야는 최근 이렇게 추측합니다. “저는 스페이스X가 IPO 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테슬라에 역합병될 거라고 보죠.”

역시 빅이벤트답게 벌써부터 갖가지 예측이 나오는데요. 앞으로는 어떻게 전개될지 한번 지켜보시죠. By.딥다이브

기술기업의 AI 경쟁이 이제 우주까지 번져나가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쏟아붓는 이 경쟁의 끝엔 도대체 뭐가 있을까요. 주요 내용을 요약해 드리자면.

-올해 증시의 빅이벤트가 예고됐습니다. 세계 최대 스타트업 스페이스X가 하반기쯤 IPO를 하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현재 기업가치만 8000억 달러. 상장 시 목표 시총은 최대 1조5000억 달러가 될 거라는군요.

-화성 가기 전까진 IPO는 없다던 일론 머스크의 생각을 바꾼 건 우주 데이터센터 건설 구상입니다. 인공위성에 AI칩을 달아서 태양광패널과 함께 궤도에 띄우면 전력 공급 걱정 없는 데이터센터가 되는 거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관건은 발사 비용. 스타십 V3 시험비행을 앞둔 스페이스X가 가장 앞서있음엔 틀림없습니다.

-벌써 관련주 주가가 들썩거립니다. 하지만 1조5000억 달러이면 너무 비싸다는 지적도 나오죠. 무엇보다 일론 머스크가 변덕을 부릴 수 있단 추측도 나옵니다.  

*이 기사는 1월 21일 발행한 딥다이브 뉴스레터의 온라인 기사 버전입니다. ‘읽다 보면 빠져드는 경제뉴스’ 딥다이브를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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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애란 기자 har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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