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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그린란드…생필품 사재기, 본토 비상병력 속속 도착

입력 | 2026-01-21 17:29:00


심지어 쓰레기통까지…. 저항의 상징으로 떠오른 그린란드 국기가 누크시 한 공용 쓰레기통에 걸려있다. 누크=유근형 특파원

“우리는 미국도, 트럼프도 싫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덴마크령 그린란드 주민들의 반감은 상당하다.

20일(현지 시간) 그린란드 최대 도시 누크 곳곳에서는 그린란드 깃발과 다양한 종류의 ‘반트럼프 메시지’를 담은 플랭카드를 볼 수 있었다.

20일(현지 시간) 덴마크령 그린란드 누크의 한 길가에 놓여진 손 펫말. 트럼프의 상징인 MAGA를 비꼬아 ‘미국을 다시 원주민의 나라로(MANA)’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누크=유근형 특파원

기자가 누크에서 만난 그린란드 주민들 중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 의지를 강조하고는 과정에서 그린란드에 대한 매입이나 군사 옵션 사용도 검토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하는 것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미리엠 씨는 “남의 나라를 침범할 수 있다고 믿는 트럼프는 21세기가 아니라 1970~1980년대에 사는 거 같다”고 비꼬았다. 자신을 원주민이라고 소개한 케터린 씨는 “우리는 이미 충분히 부유하다”며 “미국은 필요 없다”고 말했다.

20일(현지 시간) 덴마크령 그린란드 누크 중심부에 ‘그린란드는 매매의 대상이 아니다’는 문구가 여기 저기 붙어있다. 그린란드의 한 아웃도어 브랜드는 이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절찬리에 판매하고 있는데, 매진 행렬을 기록하고 있다. 누크=유근형 특파원

많은 그린란드 사람들은 최근 ‘그린란드는 매매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외친다. 현지의 한 아웃도어 브랜드는 이 문구가 적힌 후드티를 최근 내놓았는데,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또 해외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처럼 많은 그린란드 주민들이 미국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나타내고 있지만 최근 미국과 유럽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불안감을 호소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일부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생필품 사재기에 나서거나, 누크를 떠날 준비를 하기도 한다. 대학원생 미엔와 씨는 “평정심을 유지하다가도 문득문득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밀려온다”고 말했다.

그린란드 누크의 미국 영사관 앞에 놓인 그린란드 깃발.

20일(현지 시간) 덴마크령 그린란드 누크 중심부 한 공사 현장의 크레인에 그린란드 국기가 달려있다. 미국의 위협에 맞서는 저항의 상징으로 떠오른 이 깃발은 누크 시내 어디서든 발견할 수 있다. 누크=유근형 특파원

20일 그린란드 누크 공항에는 덴마크 정부가 본토에서 보낸 병력들이 속속 도착했다. 여기에는 비상 사태에 대비해 군인 뿐 아니라 소방 인력들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누크 공항에선 도착한 군인들은 곧장 현장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편 그린란드 정부는 주민들에게 닷새분의 식량을 비축하라는 권고 등이 포함된 새로운 지침을 배포하기 위한 준비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실제로 그린란드를 군사력을 동원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우리는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도 “만약 우리를 상대로 무역전쟁이 시작된다면 이는 내가 권고할 수 없는 것이지만, 우리는 당연히 대응해야 한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말했다.




누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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