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15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구직상담 안내판의 모습. 2025.12.15 뉴스1
‘장백청(장기 백수 청년)’ 증가 현상이 세대 문제를 넘어 한국 경제 전체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양질의 일자리를 찾지 못해 소득은 오르지 않거나 오히려 감소하는데, 주거비 등 생활비는 늘면서 향후 생애 전 주기에 걸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에서다. 한국의 20~30대가 거품 경제 붕괴 후 취업 빙하기를 겪은 뒤 지금까지 어려움을 겪는 일본의 ‘잃어버린 세대’(1970~1984년생)와 닮은 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졸업하며 취업하는 청년 10명 중 1명꼴
19일 한국은행의 ‘청년세대(15~29세) 노동시장 진입과 주거비 부담의 생애 영향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층은 과거보다 일자리를 얻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2004∼2013년 취업한 청년은 첫 취업을 위한 구직 기간이 평균 18.7개월이었다. 반면 2014∼2023년 청년 구직자의 구직 기간은 22.7개월로 늘었다. 졸업과 동시에 취업하는 청년 구직자 비율도 같은 기간 17.9%에서 10.4%로 7.5%포인트 하락했다. 졸업하며 취업하는 청년은 10명 중 1명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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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이 늦어지니 임금도 감소했다. 취업 준비 기간이 1년 길어지면 다른 구직자보다 실질 임금이 6.7%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취업 공백기가 3년 이상인 청년 구직자는 정규직 등으로 안정적 소득을 벌 확률이 56.2%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호 한은 조사국 거시분석팀 차장은 “청년층의 구직 기간 또는 취업 공백기가 길어지면 업무 숙련 기회를 상실해 고용 안정성이 약화하고 소득이 감소하는 결과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 日 ‘잃어버린 세대’, 불안한 중년
소득 감소와 함께 늘어난 주거비도 청년층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청년 상당수는 월세 형태로 사는데, 소형 비(非)아파트 주택 공급이 수익성 저하와 원가 상승 등으로 충분히 늘지 못하면서 월세가 가파르게 오르기 때문이다. 고시원 등 청년층의 취약 거주지 이용 비중은 2010년 5.6%에서 2023년 11.5%로 2배 이상으로 늘었다. 한은이 한국노동패널 자료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15∼29세 이하 청년층 주거비가 1% 오르면 자산은 0.0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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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청년 지원을 포함한 생활물가 안정 대책을 마련해 설 연휴 전 발표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확대간부회의를 열어 “최근 물가와 환율 상황을 볼 때 생활물가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특히 청년과 지역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