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르스 라스무센 덴마크 외교장관(왼쪽)과 비비안 모츠펠트 그린란드 외교장관이 14일 미국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두 사람은 이날 J D 밴스 미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과 미국이 합병을 추진하는 덴마크령 그린란드 문제를 논의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워싱턴=AP 뉴시스
14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J D 밴스 미국 부통령,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라르스 라스무센 덴마크 외교장관, 비비안 모츠펠트 그린란드 외교장관과 약 1시간 동안 회동했다. 미국 측은 안보를 이유로 그린란드를 반드시 소유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덴마크와 그린란드 측은 “불가” 입장을 재차 밝혔다. 라스무센 장관은 회담 종료 후 취재진에게 “우리는 미국의 입장을 바꾸지 못했다. 그린란드를 둘러싼 미국과의 근본적인 의견 차이가 있다”고 토로했다.
다만, 양측은 고위급 실무 그룹을 구성해 3자 회담을 지속하는 것에 합의했다. 특히 라스무센 장관은 “덴마크의 ‘레드 라인(red line·저지선)’을 존중하는 방안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사실상 그린란드를 미국에 넘겨줄 수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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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미국의 주장에 맞서, 스웨덴은 덴마크의 요청에 따라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X에 “일부 장교들이 오늘 그린란드로 향했다”고 밝혔다. 독일 프랑스 노르웨이 등도 덴마크에 병력 지원을 약속했다.
이들 유럽 연합군은 그린란드 내 주요 시설을 방어하기 위한 이른바 ‘북극의 인내’(Arctic Endurance) 작전을 수행하기로 했다. 미국 도움 없이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며 유럽 주요국인 자신들이 그린란드를 방어할 수 있음을 보여주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NYT)는 “나토 동맹국의 영토를 강제 점령할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은 유럽 지도자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며 1949년 나토 설립 후 77년 동안 회원국 간 직접적 무력 충돌이 한 번도 없었던 동맹 전체를 크게 동요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미 NBC방송은 경제전문가와 전직 고위 관리들의 추산을 인용해 미국이 그린란드를 매입하려면 최대 7000억 달러(약 1027조 원)가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