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자율주행차 CES 시승회 연말까지 라스베이거스 시험운행… ‘STOP’ 표지판 앞 어김없이 멈춰 서 앞 화면엔 주변 車-보행자 정보 표시… 14km 30여분 사람이 운전하듯 주행 “갑자기 열리는 문-긴급차량 대응처럼… 마지막 1%까지 안전 끌어올리는 중”
8일(현지 시간) ‘CES 2026’이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운전자 개입 없이 도로를 달리고 있는 모셔널의 자율주행 로보택시. 모셔널은 올해 말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라스베이거스 지역에서 상업 운행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 제공
한글로 커다랗게 ‘모셔널’이라고 적힌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 5’ 차량 뒷문을 열고 탑승하니 내부 카메라와 레이더, 라이다 센서 등이 이 차가 자율주행 로보택시라는 점을 알려줬다. 좌석 앞 디스플레이 안내에 따라 안전벨트를 매고 화면의 ‘START’(출발) 버튼을 누르자 차가 스르르 움직이기 시작했다. 앞 화면에는 주행 경로를 표시한 지도와 함께 주변 자동차나 보행자들의 정보가 그래픽으로 표시됐다.
14km 거리를 달리는 30여 분 동안 모셔널 차량은 교통량에 따라 사람이 운전하듯 속도를 조절하며 달렸다. 널찍한 도로를 달리다 야외 쇼핑 복합단지인 ‘타운스퀘어’에 접어들면서 도로가 갑자기 좁아지자 차의 움직임이 신중해졌다. 화면에는 차 옆을 가깝게 걸어 지나가는 보행자나 자전거 표시가 수시로 나타났다 사라졌다. 특히 모셔널이 보행자의 의도까지 미리 판단해 움직임을 제어하는 듯한 조작을 하는 점은 인상적이었다. 보행자의 상체 방향과 시선이 도로를 향해 있으면 ‘길을 건넌다’고 판단하고 알아서 정지하거나 속도를 크게 줄이되, 그렇지 않을 경우 보도를 따라 걷는다고 판단하고 서행을 유지하는 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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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선 변경도 부드러웠다. 타운스퀘어를 통과한 뒤 공항과 고속도로가 만나는 ‘라스베이거스 스트리트’에 진입하자 주변 차의 속도를 인지한 후 알아서 방향지시등을 켜고 차선을 알맞게 바꿔 가며 효율적으로 운행했다. 좌회전 차선이 두 개인 곳에서는 대기 차량이 더 적은 쪽으로 차선을 바꾸기까지 했다.
8일(현지 시간) ‘CES 2026’이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운전자 개입 없이 도로를 달리고 있는 모셔널의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모니터링하고 있는 모셔널 테크니컬센터 관제실의 직원들. 라스베이거스= 뉴스1
모셔널의 자율주행은 센서 정보를 종합해 차가 스스로 판단하는 ‘E2E(엔드 투 엔드)’ 방식의 기술이다. 테슬라의 자율주행(FSD)도 이 방식을 택하고 있다. 지정된 경로가 아니라 모든 길에 적용할 수 있어 범용성이 높지만, 돌발적인 사고 등이 생길 가능성도 높다. 로라 메이저 모셔널 CEO는 “갑자기 열리는 문, 긴급차량 대응처럼 드물지만 반드시 안전하게 처리해야 하는 상황을 AI 학습을 활용해 ‘마지막 1%’까지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주행을 통한 학습 데이터 확보 측면에서는 미국이나 중국 경쟁사 대비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모셔널의 자율주행 누적 거리는 1억6000만 km인 반면 테슬라는 112억 km, 중국 바이두 아폴로의 경우 2억4000만 km를 주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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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최원영 기자 o0@donga.com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