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징수과 체납추적팀 신용철 주무관. 수원시 제공
삶을 포기하려 했던 50대 여성이 세무 공무원의 위로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12일 경기 수원시에 따르면 수원의 한 임대아파트에 사는 50대 여성 A 씨는 삶이 힘들어 모든 걸 포기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임대료는 수개월 동안 내지 못했고 지방세·과태료는 체납돼 통장이 압류됐다. 일용직 일자리도 구해지지 않았다. 다리 인대가 끊어진 20대 아들은 병원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집에 있었다. 도무지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A 씨는 주변을 정리하면서 지방세와 과태료를 조금이라도 내기 위해 차량 공매를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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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를 보고 불안을 느낀 신 주무관은 A 씨에게 일단 몇 만 원이라도 전해주기 위해 주변 현금인출기를 찾았지만 발견하지 못했다. 주머니에는 4000원 밖에 없었다. 그때 우연히 붕어빵을 파는 트럭을 봤고 붕어빵 6개를 사서 A 씨의 집을 찾았다. 신 주무관은 “힘내세요!”라고 위로하며 붕어빵을 건네주고 떠났다. A 씨는 눈물을 왈칵 쏟았다. 한참을 하염없이 울다가 붕어빵을 물었다. 너무나 맛있었다. ‘내가 더 살아도 될까?’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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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주무관은 주말에 쌀과 반찬거리, 라면을 들고 A 씨의 집을 다시 찾았다. 신 주무관은 “수원시 공무원은 수원시민들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니, 미안해하지 않고 드셔도 된다”며 “힘내세요!”라는 말을 남기고 돌아섰다. 먹을 게 없어 며칠 동안 굶주리다시피 했던 A 씨는 모처럼 밥을 지어 먹었다. 아들이 갓 지은 밥에 간장을 비벼 먹더니 “아르바이트 자리라도 찾아보겠다”며 집을 나섰다. A 씨는 쌀과 반찬이 있으니 부자가 된 것 같았다. 일주일 동안 하루 세 끼를 먹었다. 오랜만에 느낀 행복감이었다.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한다.
신 주무관은 종종 A 씨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확인하며 일자리 정보, 무료 법률 상담, 세무서 조정 신청 등의 정보를 알려줬다. A 씨는 무료 법률 지원 상담을 받았고 세무서를 찾아 세금 조정 신청을 알아봤다. 건강보험공단, 국민연금공단에도 다녀왔다. 2025년 12월 31일 집 앞에서 떡볶이와 순대, 튀김이 담긴 비닐봉지를 든 신 주무관을 다시 만났다. 신 주무관은 A 씨에게 “오늘 날씨가 너무 추워서 오는 동안 음식이 다 식었다”며 “꼭 데워서 드셔라”고 당부했다.
수원시 징수과 체납추적팀 신용철 주무관. 수원시 제공
시는 A 씨에게 기초생활수급자 신청 방법을 안내하며 신청을 도왔다. 민간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긴급위기가정지원 프로그램 신청도 안내했다. A 씨는 연체된 임대료와 자립비, 생필품 등을 지원받기로 했다. A 씨는 현재 일자리를 찾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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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오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