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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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간) ‘앙숙’ 뉴욕타임스(NYT)와 백악관 집무실 오벌오피스에서 장장 2시간에 걸쳐 파격적인 인터뷰를 가졌다. ‘결단의 책상’을 사이에 두고 트럼프 대통령 주위를 NYT의 정치, 외교안보 분야 베테랑 기자 네 명이 둘러앉아 날 선 질문을 쏟아낸 것. 인터뷰 중간에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의 전화가 걸려와 기자들이 실시간으로 정상 간 통화를 듣는 이례적인 상황도 벌어졌다.
앞서 지난해 9월 트럼프 대통령은 NYT가 자신을 부당하게 비판했다는 이유로 150억 달러(약 21조 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최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작전 성공으로 자신감이 커지면서 자신을 줄기차게 비판해 온 주류 진보 언론에도 성과를 과시하려 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미 대선 때도 NYT를 “망해 가는 회사”라고 비난하다가 그해 당선인 신분으로 NYT 본사를 방문해 “NYT는 미국의 보석이자 세계의 보석”이라고 치켜세운 바 있다.
● “국제법 위에 나 자신의 도덕성”
8일 공개된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 외교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당신의 세계적 영향력에 제한이 있느냐’는 질문에 “나를 막을 수 있는 건 나 자신의 도덕성(my own morality)뿐”이라고 했다. 이어 “국제법은 필요 없다. 난 사람들을 해치려는 게 아니다”라며 “(국제법을 준수해야겠지만) 국제법에 대한 정의는 당신의 생각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자국 중심주의 외교 행보가 더 이상 국제법 원칙에 얽매이지 않을 것임을 선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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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갈등을 벌이고 있는 그린란드 영토 점령 발언에 대해선 “소유권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성공을 위해서는 심리적으로 소유가 필요하다”며 “소유권은 임대나 조약으로는 얻을 수 없는 무언가를 준다”고 했다.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에 대해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결정할 일이라며 방기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시진핑은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고 여기며, (대만 침공에 대해) 무엇을 할지는 그가 결정할 일(that‘s up to him)”이라고 했다. 이어 “대통령이 바뀐 뒤에는 그럴(대만을 침공할) 수도 있지만 내가 대통령으로 있는 동안에는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 도중 스피커폰으로 걸려온 페트로 대통령의 전화를 비보도 전제로 기자들이 들을 수 있도록 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등에 업은 세계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했다”고 전했다.
● ‘콜라 버튼’ 누르고, 레이저 포인터로 그림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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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직접 백악관 곳곳을 안내하며 친절한 모습을 보였다고 NYT가 전했다. 집무실 책상 위 ‘콜라 버튼’을 눌러 물과 콜라를 가져오게 하고, 레이저 포인터로 백악관 내 수백 년 된 그림들을 일일이 가리키며 소개했다고 한다. 또 연회장 미니어처를 가져와 진행 중인 백악관 리모델링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를 마치며 “케이티, 난 오늘 2시간 정도 걸렸지만 9시간도 인터뷰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해 11월 자신의 노화 징후를 보도한 백악관 출입기자(케이티 로저스)를 호명해 뼈 있는 농담을 건넨 것.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케이티 로저스를 “삼류 기자”라며 인신공격성 비판을 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6월 만 80세가 된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