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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수출 7097억 달러… 올핸 ‘반도체 맑음-조선 흐림’ 소폭 줄 듯

입력 | 2026-01-02 00:30:00

2026년 한국 수출 기상도
역대 최대 작년 수출 ‘기저효과’로… 반도체-조선 수출 증가폭은 제한적
美 관세에 수출여건 악화 우려까지… ‘핵심 품목’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야




지난해 12월 경기 평택항 자동차전용부두에 수출을 기다리는 차들이 주차돼 있다. 미국발 관세 부과의 여파에도 지난해 한국 자동차 수출은 전년 대비 1.7% 증가한 719억8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다만 관세 부과를 피하기 위한 미국 생산 물량 확대의 여파로 올해도 수출 증가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평택=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올해 한국의 수출이 반도체와 바이오헬스 등 일부 주요 품목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철강, 조선 등의 부진으로 뒷걸음칠 것이란 정부 출연 연구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미국의 관세 부과를 앞두고 글로벌 시장에서 선행된 수출 밀어내기가 올해 교역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데다 미국 외 국가들까지 무역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탓이다. 수출 시장 다변화와 함께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핵심 품목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반도체-바이오 ‘맑음’, 철강-조선 ‘흐림’

최근 산업연구원(KIET)이 발표한 ‘2026년 경제·산업 전망’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수출 실적은 6971억 달러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정보기술(IT), 바이오헬스 등에서 증가세가 예상되지만 정유, 철강, 선박 등의 부진이 전체 실적을 제약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날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수출액은 총 7097억 달러(잠정치)로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 KIET의 예상대로라면 올해 한국 수출 실적은 1.8% 역성장하게 된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는 올해에도 성장을 이어가겠지만 증가 폭은 크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KIET는 “인공지능(AI) 투자 지속으로 고부가 제품의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겠지만 (역대급 실적을 낸 지난해의) 기저효과 및 수요 안정화로 증가율은 4.7%로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반도체 수출 실적은 1734억 달러로 전년 대비 22.2% 급등했다. 바이오헬스 수출 역시 견조한 글로벌 수요와 바이오시밀러 등 위탁생산 확대가 이어지면서 전년 대비 7.8%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조선 수출은 지난해 24.9%나 급등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올해 4.0%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및 조선기자재 수출은 늘겠지만 대형 컨테이너선 인도 물량과 해양플랜트 수출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0% 역성장했던 철강 수출도 미국의 관세 부과 지속 및 주요국 규제 강화로 올해 5.0%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교역 악화될 것… 핵심 품목 경쟁력 높여야”

다른 주요 기관들도 올해 한국의 수출 전망을 낙관하지 않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26년 국내 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 수출이 지난해 증가율(3.8%)의 3분의 1 수준인 1.3%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봤다. 미국발(發) 관세 부과의 부정적인 영향이 올해 본격적으로 파급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한국금융연구원(KIF)의 송민기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의 관세 부과 우려에 따른 선행적 움직임과 AI 관련 투자 증가에 따라 지난해 세계 교역 규모는 예상보다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며 “이런 기저효과로 올해 세계 교역 증가율은 지난해보다 상당 폭 둔화되고,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 경제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의 수출 여건이 추가로 악화될 가능성도 높다. 유럽연합(EU)은 1일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시행하면서 철강, 시멘트, 알루미늄 등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에 이른바 ‘기후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캐나다 역시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철강 저율관세할당(TRQ) 제도를 강화하면서 한국산 철강제품의 관세 부담을 높였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수출 시장 및 품목 다변화도 중요하지만 지금 우리가 잘하고 있는 반도체와 자동차, 선박 등의 경쟁력 강화에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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